[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메리츠화재가 손해보험업계에서 나홀로 질주하고 있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해 어닝쇼크를 기록했고, 과거 '라이벌'이었던 한화손해보험은 적자로 전환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같은 기간 30% 가깝게 성장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은 3천1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8.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조460억원, 영업이익은 3천528억원으로 각각 13.4%, 12.8% 늘었다.
DB손해보험도 5년 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DB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천876억원으로 전년보다 27.9% 줄었고, 영업이익도 5153억원을 기록하며 28.5% 감소했다.
과거 메리츠화재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69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롯데손해보험도 5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6일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해상도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손보사들의 실적이 일제히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손해율 악화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대거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손보사 대부분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0%를 넘어섰고,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30%까지 급등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손보사들을 덮친 실적 한파 속에서도 나홀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에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에 집중한 것이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장기 인보장 신계약 매출은 1695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이는 장기 인보장 매출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2017년(776억원)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보험료와 실손보험료가 올랐지만 손해율을 개선할 수 있는 인상폭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다른 손보사들이 자동차와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로 시름하고 있는 동안 메리츠화재는 공격적으로 장기인보험에 집중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이번 보험료 인상 폭이 충분하지 않아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어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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