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로 멈췄던 중국 부품 공장들이 재가동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도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다만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를 기대하긴 어렵고, 신종 코로나 사태가 악화될 경우 다시금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 있어 긴장감은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부품 공장들은 이날부터 생산을 재개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경신의 산둥성 칭다오 공장은 산둥성 정부가 공장 가동을 승인함에 따라 6일부터 생산을 재개한 바 있다.
앞서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절 휴가를 이달 9일까지 연장하면서 국내 협력업체 중국 공장들이 휴업에 들어간 바 있다. 이로 인해 중국산에 의존하는 '와이어링 하니스'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내 공장도 가동을 멈추게 됐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 바닥에 설치하는 배선 뭉치로 차종이나 모델에 따라 종류가 달라 관리상 문제로 재고를 많이 쌓아두지 않는 데다 중국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한국의 점화용 와이어링 세트, 기타의 와이어링 세트(자동차·항공기·선박용)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6.7%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4일 울산5공장과 울산4공장의 일부 라인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공장 가동을 멈췄다. 공장별·라인별 휴업 시기는 다르지만, 대부분의 공장이 '셧다운'에 들어간 상태다.
기아차는 소하리, 광주, 화성 등 모든 공장의 가동을 10일 전면 중단했다. 11일 이후에는 부품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공장 가동을 결정할 방침이다.
쌍용차는 4~12일 평택공장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르노삼성은 11일부터 2~3일가량 공장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한국지엠의 경우 정상 가동 중이며, 재고 상황을 살피는 중이다.
중국 공장들이 생산을 재개하면서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다. 그러나 완전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공장이 재개된다 할지라도 대중교통이 정상 운행되지 않으면서 출근이 어려운 직원이나, 위험성 때문에 출근을 거부하는 직원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당분간은 정상 수준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생산 차질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사태 장기화 시 생산 차질은 불가피하지만, 중국산 부품은 원가 절감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며 "와이어링 하니스는 공급선 다변화가 어려운 부품이 아니며, 당장 제품이 부족할 뿐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과도한 우려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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