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국내에서도 채식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버거업계가 이들을 겨냥한 '채식 버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업계 1위인 '롯데리아'가 최초로 '채식 버거' 메뉴를 선보인 만큼 후발주자들의 움직임도 더욱 분주해진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식물성 패티, 빵, 소스로 만든 '미라클버거'를 이날 출시한다.
이 제품은 '낫 비프, 벗 비프(Not Beef, But veef)'라는 콘셉트로, 이름은 '고기 없이 고기 맛이 난다'는 의미로 미라클 버거라고 지었다. 패티는 콩 단백질과 밀 단백질을 최적의 비율로 조합시켜 고기의 식감을 그대로 재현했다. 또 소스는 달걀 대신 대두를 사용해 고소한 맛을 증가시켰고, 빵도 우유 성분이 아닌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 동물성 재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미라클버거'는 숯불갈비양념 맛과 어니언의 풍미가 어우러진 한국적인 맛이 특징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국내 외식업계에 윤리적 소비에 관심을 두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시장 트렌드를 반영했다"며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다양한 식물성 대체 햄버거를 즐길 수 있도록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리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다른 경쟁 브랜드들도 국내 채식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관련 메뉴 도입 검토에 들어갔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150만 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맘스터치는 출시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맥도날드는 전통적인 쇠고기 패티와 다르게 고온에 튀긴 감자, 치즈, 야채 패티에 양상추와 피클을 곁들인 '맥베지'를 인도, 호주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채소 패티는 콩 단백질, 카놀라 오일, 사탕무 즙에 다른 재료들이 혼합됐으며, 소고기 패티 그릴에 함께 굽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맥도날드는 핀란드와 스웨덴에서도 비건 인구를 겨냥해 '맥베간'을 출시했으며, 캐나다에선 '비욘드 버거' 제품인 맥도날드 PLT도 일부 매장을 통해 판매하기도 했다. PLT는 식물(Plant), 상추(Lettuce), 토마토(Tomato)의 줄인 말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국내에선 아직까지 채식 버거를 판매하고 있지 않다"며 "맥베지 등의 국내 판매 여부는 아직 계획된 게 없지만, 향후 시장이 커진다면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버거킹도 미국에선 채식주의자용 버거인 '임파서블 와퍼'를 판매 중이지만, 국내엔 도입하지 않았다. '임파서블 와퍼'는 지난해 4월부터 미국 일부 매장에서 선보인 제품으로, 고기 맛을 내는 식물성 단백질을 개발한 미국 실리콘밸리 푸드 스타트업 '임파서블 푸드'가 식물성 패티를 공급하고 있다. 또 버거킹은 지난해 말부터 유럽 전역에서 '채식 버거'를 판매하기 시작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FC는 지난해 7월 영국에서 '퀀(Quorn, 발효 버섯을 주성분으로 한 식육대용식품)'을 사용한 '임포스터 버거'를 일부 매장에 한 해 판매했다. 이 제품은 식물성 균을 사용한 제품 퀀을 이용해 닭의 맛과 식감까지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미국에서는 같은 해 8월 비욘드 미트와 협업해 '비욘드 프라이드 치킨'이라는 이름으로 식물성 고기로 만든 치킨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새로운 식품에 대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며 출시 초기에는 매진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관련 메뉴들을 아직 도입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과 환경보호를 내세워 식물성 고기가 주목을 받으면서 외식업체들이 윤리적 소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젊은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메뉴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추세"라며 "그 동안 '정크 푸드'로 오인됐던 버거도 해외에서 식물성 고기로 대체되며 멀어졌던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데 효과를 얻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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