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해 지난해 생명보험사들이 대부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생보사 중에서 한화생명은 '어닝쇼크' 수준으로 순이익이 감소했고,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도 40% 가깝게 실적이 줄었다. 동양생명만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 반영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증가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은 572억원으로 전년 대비 87.2% 줄었다. 매출액은 24조9천785억원으로 6.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92억원으로 92.4% 감소했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은 지난해 순이익이 1조516억원으로 전년보다 39.3% 감소했다. 매출액은 31조8천40억원, 영업이익은 1조2천526억원으로 각각 1.4%, 51.5% 줄었다.
삼성생명은 2018년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7천515억원)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익을 제외하면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695억원 증가한 셈이다.
오렌지라이프 역시 2천7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12.8% 감소했다. 매출액은 4조6천621억원으로 7.6%, 영업이익은 3천874억원으로 6.2% 줄었다.
미래에셋생명이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상장 생보사 중에서는 동양생명만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천1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4.5% 급증했다. 매출액은 6조2540억원, 영업이익은 1천1115억원으로 각각 8.1%, 66.9% 늘었다.
이는 지난 3분기 우리금융그룹에 매각한 동양자산운용 매각이익 652억원이 반영된 영향이 크다. 하지만 지난해 수입보험료가 5조4천720억원에 달했고, 이 중 보장성 보험은 2조1천722억원으로 6.5% 확대되는 등 영업지표도 개선됐다.
생보사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시장 포화와 경기 침체로 인한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저금리 기조 장기화가 꼽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생보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이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24개 생보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3.5%로,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저금리로 인해 생보사들은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들에서 이차역마진도 발생한 상태다. 또한 오는 2022년 도입예정인 새 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후순위채 발행 등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이자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사의 실적 부진이 제도적인 문제라면 생보사의 경우에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시장포화와 경기침체로 수입보험료가 줄고, 저금리로 인해 투자수익도 감소하면서 향후 전망도 어두울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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