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창립 32년을 맞는 아시아나항공이 금호그룹의 품을 떠나 현대가(家)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는다. 항공업계가 잇따른 대내외 악재로 불황에 빠진 상황이어서 아시아나항공이 재도약에 성공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현산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총 2조5천억원 규모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6천868만8천63주(지분율 30.77%)를 3천228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대상은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계열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 등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오는 4월까지 국내·외 기업결합신고 등 모든 인수절차를 차질 없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조속히 안정화시키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항공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HDC그룹과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하루빨리 모색할 계획이라고 정 회장은 강조했다.
실제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로 아시아나항공 재무 상태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1조2천96억원이던 자본금은 3조3천868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808%에 달하는 부채 비율도 288%로 낮아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범현대가와의 사업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어 아시아나항공 수익성이 개선될지 주목된다. 현재 대한항공에 비해 상용 수요가 약한 아시아나항공이 범현대가와 손잡으면서 상용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항공 물류가 필요한 현대자동차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의 지원을 기대하는 것이다.
또한 대한항공에 비해 부실했던 리조트나 호텔, 레저, 면세점 등 항공운송업의 부대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HDC현대산업개발의 계열사를 통해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HDC그룹은 현재 계열사로 호텔HDC(파크하얏트호텔·파크로쉬리조트·아이파크콘도), HDC신라면세점(호텔신라와 함께 운영), HDC아이파크몰(쇼핑몰 등 복합시설), HDC리조트(오크밸리) 등을 두고 있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의 명칭과 기존 기업이미지(CI) 변경 등의 작업이 어떻게 이뤄질지가 관심사다.
향후 HDC그룹은 글로벌 모빌리티 그룹 비전 실현을 위한 행보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1월 정 회장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HDC그룹은 항공 산업뿐만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HDC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지난해 기준 계열사 총 자산 10조600억 원 규모에서 약 20조 원 규모로 커지면서, 재계 순위 기존 33위에서 17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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