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지상파 방송사가 3분 안팎의 조각(클립) 영상을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에 잇달아 제공하고 나서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포털에서 볼 수 있었던 지상파 클립 영상을 유튜브에 이어 아프리카TV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TV는 이달 들어 스마트미디어랩(SMR)으로부터 지상파, CJ ENM, 종편 방송사의 클립 영상을 받아 제공한다. 아프리카TV가 방송사 클립 영상을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MR은 2014년 SBS와 MBC가 합작해 설립됐으며 주요 방송사 클립 영상의 유통, 광고 위탁 운영을 담당해 왔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SMR으로부터 클립 영상을 받아 제공한다"며 "실시간으로 방송 이후 즉시 업데이트 되는 본편 TV클립, 프로그램 예고, 선 공개 영상 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SMR은 지난해 12월부터 유튜브에도 지상파를 비롯한 방송사 클립을 제공하고 있다. 지상파·SMR이 유튜브와 광고 수익 배분 갈등으로 클립 영상 제공을 철회한지 5년만이다.
그동안 지상파 클립 영상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포털에서 주로 볼 수 있었으나 지상파가 유튜브, 아프리카TV에도 다시 문을 연 셈이다.
콧대 높던 지상파가 다양한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나선 것은 비지상파 방송사의 선전, 동영상 서비스의 등장으로 주요 매출원인 광고 실적이 둔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KBS, MBC, SBS 지상파 3사의 방송광고 매출 시장 점유율은 2018년 50% 밑으로 하락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2013년만 해도 65.4%이었던 지상파 방송광고매출 시장점유율은 2016년 56.8%로 10%p 가까이 떨어졌고, 2018년 들어 46.2%까지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 당시에 지상파-SMR이 포털과 유튜브에 9:1 수준의 광고 수익 배분을 요구했고, 포털만 받아들였다"며 "하지만 지상파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지상파가) 이젠 당시 요구보다 낮은 광고 수익을 배분받더라도 클립 영상을 제공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상파가 클립 영상을 다양한 플랫폼에 풀면서 동영상 업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클립 영상은 대중적이지만 독점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제 차별성을 갖기 힘들다"며 "또 방송사 클립 영상 의존도가 커지면 방송사와 수익 배분 협상력이 약해지고 자체 콘텐츠의 힘도 잃기 때문에 (방송상 클립 영상 활용도에) 고민이 많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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