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맞서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3자 연합)이 꺼내든 소송카드가 이번 경영권 분쟁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앞서 KCGI는 한진칼 이사회에 제안한 내용이 주총 안건에 상정돼야 한다는 주총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KCGI는 지난해 주총에서 자신들이 한진칼 이사회에 제안한 내용이 주총에 상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려해 다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것으로 판단된다. 가처분 신청은 빠른 판단이 필요한 사건에 대해 조속히 법원의 결정을 요청하는 제도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주총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으로 한진칼 이사회 일정이 전년보다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한진칼이 이르면 이번주에 이사회 개최를 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진그룹 입장에선 이사회를 통해 안건을 마무리 짓고 다가올 주총에 표심잡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법원이 KCGI가 제기한 주총 의안상정 가처분에 대해 결정을 보류했다. 한진칼의 이사회 결정이 있을 때까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신청 합의 50부(이승련 수석 부장판사)는 지난 28일 열린 심문기일에서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각 안건의 내용을 다투기보다는 가처분 신청의 필요성이 있는지를 중점으로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 측이 기간을 정해 이사회에서 의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힌 이상 미리 가처분 결정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한진칼은 이달 중순 주총 안건 관련 이사회를 열고 주총 소집 공고 및 결의를 공시할 예정이었다. 매년 3월 마지막주 한진칼 주총이 열린 점을 최대한 활용한 결정이었다. 관련규정에 따르면 주총 2주 전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소집 통지를 공고해야 한다.
앞서 KCGI가 주주제안을 통해 의안으로 상정해 달라고 요구한 내용은 이사회 정관변경과 이사 후보 안건 등이다. 지난달 13일 KCGI를 포함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은 한진칼에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4명 등 8명의 이사 후보 추천과 주총 전자투표 도입, 주총에서 이사의 선임 시 개별투표 방식을 채택하도록 명시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이에 한진그룹은 회사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꼼수'라며 맞섰다.
한진칼은 "적법한 주주의 의안 제안권을 존중한다"면서도 "주주총회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아있는데도 마치 한진칼이 주주제안을 무시한 것처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3자 연합 측의 대응에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칼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회장 측과 반기를 든 '3자 연합'간 공방이 더욱 치열하다"면서 "한진칼은 이사회에서 KCGI의 주주제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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