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그냥 거의 안 온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KT 대리점 직원은 최근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5세대 통신(5G)을 지원하는 갤럭시S20이 새로 출시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잔뜩 움츠린 소비자를 매장으로 이끌지는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리점 방문 자체를 꺼리는데다 20만원 수준으로 쪼그라든 공시지원금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갤럭시S20 신제품 효과?… 매장 방문 자체 꺼려
지난 8일 갤럭시S20이 공식 출시된 이후 첫 주말, 강남역과 홍대입구역 인근 이동통신 3사 대리점을 찾았다.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100명대로 줄었고 날씨도 평년기온을 웃돌아 지난 주말과 비교해 거리에 사람도 제법 늘어난 모습이었다.
하지만 강남역 10번 출구, 강남대로 인근에 위치한 한 이통사 대리점에는 매장 앞 홍보물을 보는 사람도, 매장을 찾은 사람도 없이 상담용 책상만 예닐곱개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매장 직원은 "손님이 평시보다 30% 이하 수준"이라며 "갤럭시S20이 나왔지만 분위기가 바뀐 것은 크게 없다"고 토로했다.
상황은 인근 다른 대리점도 마찬가지. 10평 남짓한 매장에 직원 4명이 손님 한 명 없이 각자 노트북을 하거나 휴대폰을 보며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매장 직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그냥 사람 자체가 없다"며 "매장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꺼리고,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것도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식당과 술집이 즐비한 강남역 뒷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소 같으면 사람이 빼곡히 차 있을 유명 식당에도 드문드문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 길에 있는 SK텔레콤 매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매장 매니저는 "매장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지난해와 비교해 30%밖에 안 된다"며 "갤럭시S20 판매량도 5G 초기 단말인 갤럭시S10 출시 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3월 입학·졸업 시즌 성수기 특수도 '실종'
상황은 대학가 대리점이 더 심각했다. 3월은 졸업, 입학이 맞물린 통신사 대리점 최대 성수기인데 코로나19 악재로 이 같은 특수가 사라졌다.
올 초만 해도 주말 밤을 즐기러 나온 인파로 가득 찼던 홍대입구역 사거리에서 홍대 정문까지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이 손으로 꼽을 정도. 그마저도 마스크를 낀 채 주위 사람과 거리를 두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홍대입구역 인근 LG유플러스 매장 관계자는 "하루에 한 명 온다"며 "SNS나 다른 채널 영업 없이 내방고객 대상 영업만 해왔기 때문에 수입원은 이 매출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월은 입학, 졸업 시즌이라 성수기인데 지금은 휴대폰 개통도, 인터넷 설치 문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국내로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선불 유심 판매도 뚝 떨어졌다. 홍대 정문 인근 한 대리점 관계자는 "평소 이 시각이면 내외국인 할 것 없이 많이 오가는데, 요즘은 길에 다니는 사람도 없고, 내방 고객도 90% 줄었다"며 "입학, 졸업 특수는 고사하고 외국인 선불 유심 판매도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10 출시 당시 70만원을 웃돌던 공시지원금이 갤럭시S20에 20만원대까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통 3사는 지난해 5G 마케팅 비용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다. 단말 교체 주기가 길어져 신규 단말 판매가 주춤한데다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친 셈이다.
이에 SK텔레콤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가 소폭 늘기는 했으나,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S10보다는 반응이 좋은 편은 아니다"라며 "이 상황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3사 모두 판매량 등 상황이 좋지는 않을 것"이라며 "갤럭시S10 대비 (판매량이)밑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단독 색상인 레드가 갤럭시S20 판매 중 35%를 차지했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판매)수치를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지난주 이통 3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놓은 대리점 인센티브 조기 지급, 월세 지원 등에 대해서는 방문한 대리점 중 단 한 곳도 구체적 내용을 알고 있지 않았다.
이들은 "들은 바 없다"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송혜리 기자 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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