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야심작 'XM3'가 넘쳐나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현대차 코나, 기아차 셀토스, 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 쌍용차 티볼리 등 쟁쟁한 모델들이 소형 SUV 시장에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경쟁을 갖추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XM3를 직접 접해보니 이러한 의구심은 사라졌다. 기대 이상의 주행 성능과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갖춘 데다 가격마저 착하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 모두 뛰어났다. XM3가 닛산 로그 위탁 생산 종료 등으로 생산절벽에 처한 르노삼성을 구해줄 '구원 투수'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지난 5일 XM3 시승행사에 참석해 서울 잠원동 웨이브아트센터부터 경기도 양평 더힐하우스까지 왕복 약 120km를 달려봤다. 르노삼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출시 행사는 취소하고, 시승 행사는 규모를 축소해 2주에 걸쳐 진행했다.
직접 본 XM3의 첫인상은 '날렵함'이다. SUV임에도 세단 같이 우아하고, 세련된 느낌을 줬다. XM3는 동급 차종 가운데 차체높이는 1천570mm로 가장 낮지만, 최저지상고는 186mm로 가장 높아 날씬한 실루엣을 완성할 수 있었다.
운전석에 앉으면 SUV와 세단의 결합된 매력을 더욱 느낄 수 있다. 차체 높이가 낮은 반면 지상고가 높다 보니 내부 공간은 세단 같은 안락함을 줬다. 반면 지상고가 높은 덕에 넓은 시야가 확보돼 'SUV는 SUV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10.25인치 TFT 클러스터와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다. TFT 클러스터에는 내비게이션을 보여주는 '맵인 클러스터 기능'이 탑재돼 정면을 바라보면서도 내비를 확인하며 운전할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 역시 세로형이라 한눈에 들어와 더욱 보기 편했다.
디스플레이와 공조장치의 직관성은 아쉬웠다. 열선시트를 켜기 위해서는 공조장치에서 버튼을 누른 뒤 디스플레이에서 조절해야 하는데, 조절하는 방식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토홀드 등 일부 버튼은 뒤늦게 반응하기도 했다.
스티어링 휠, 대시보드, 도어 트림 등 손이 닿는 부분은 소프트 폼 재질로 감싸 편안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졌다. 르노삼성이 시승 전 '촉감'을 강조했던 이유를 알게 됐다. 르노삼성은 부드러운 촉감을 구현하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재질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운전을 하면서 느낀 두드러진 특징은 '엔진'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니 묵직하면서도 조용하게 속도가 붙었다. 다만 멈춰있거나 저속으로 달리는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속도가 뒤늦게 붙어 둔감하게 반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르노삼성은 XM3에 다임러와 공동개발한 신형 엔진 TCe 260을 탑재했다. TCe 260은 신형 4기통 1.3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르노그룹의 주력으로 자리 잡게 될 핵심 엔진이다. 152마력, 최대 토크 26.0kg.m의 힘을 낸다.
TCe 260은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등에도 장착되는 엔진이다. 2천만~2천500만 원대 차량에 A클래스와 동일한 엔진을 적용한 것이다.
실제 소비자들의 선택도 TCe 260에 쏠리고 있다. XM3는 1.6 GTe, TCe 260 등 두 가지 가솔린 라인업으로 출시됐는데, TCe 260을 선택한 고객이 전체 계약자의 84%에 달한다. 또한 최고급 트림인 TCe 260 RE 시그니처를 선택한 고객은 전체 계약자 중 76%를 차지했다.
쿠페형 디자인을 택했음에도 뒷좌석은 여유로웠다. 특히 트렁크 용량은 513리터로 동급 최대 수준의 적재공간을 제공한다.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XM3는 1.6 GTe 모델이 1천719만∼2천140만 원, TCe 260 모델이 2천83만∼2천532만 원이다.
한편 지난 9일 출시된 XM3는 8일까지 진행된 사전계약에서 8천542대를 기록했으며, 11일 기준 계약 대수 1만 대를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은 올해 XM3 판매 대수 목표치를 4만 대로 제시했는데, 순조롭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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