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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총, 숨은 ‘캐스팅보트’가 승부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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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지분 제외한 약 32% 중 20% 소액주주 추정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한진칼 주주총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어진 가운데 숨어 있는 ‘캐스팅보트’가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정기주주총회가 오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열린다. 올해 정기주총 의결권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연된다. 올해 들어 3자 주주연합 측에서 공격적으로 지분을 매수했지만 해당 주식은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이 없다. 조 회장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 역시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이번 정기주총은 조 회장이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을 살펴보면 양측의 격차가 최대 6%p까지 벌어지기 때문이다.

조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및 특별관계자의 지분율 22.45%다. 여기에 확실한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00%)을 합치면 32.45%로 높아진다. 또한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 회장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대한항공 자가보험, 대한항공 사우회, 대한항공 우리사주조합 등이 보유한 3.8%를 더하면 36.25%로 늘어난다.

3자 주주연합은 KCGI(17.29%),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 반도건설(8.20%) 등을 합쳐 31.98%의 지분을 확보했다. 조 회장 측과는 이미 5%p 가까이 차이가 난다. 또한 반도건설 보유지분 가운데 3.20%는 의결권이 금지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최대 8%p까지 벌어질 수 있다.

양측의 지분율을 제외한 나머지 의결권은 약 32%다. 반도건설 지분 3.2%가 의결권 제한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조 회장 측은 12%의 지지만 받아도 승리가 보장되는 반면 3자 연합은 두 배에 가까운 20%를 확보해야 하는 처지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요 기관 투자자자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크레디트스위스(CS),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2018년 11월 23일 한진칼 보유지분이 5.03%에서 3.92%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지분이 5% 이하로 내려가면서 현재 지분율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지만 아직까지 1~2%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역시 2018년 10월 5일 보유 지분이 6.46%에서 3.81%로 줄어들었다고 공시한 뒤 공시 의무가 사라졌다. 이후 대부분 지분을 처분하고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 지분 2.2%를 보유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3자 연합 측에 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와 강성부 KCGI 대표는 서울대 동기로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의 표심도 중요하다. 지난해 주총과 비교해 지분율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지분 2.9%를 보유하며 칼자루를 쥐고 있다. 국민연금은 통상 보유 지분 의결권을 위탁운용사에 맡기지만 한진칼 지분 의결권은 직접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의 결정은 늦어도 주총 하루전까지는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0.25%), 한일시멘트(0.39%), 경동제약(0.02%) 등 한진칼 지분을 보유 중인 재계 주요 기업들도 조 회장의 손을 잡아줄 가능성이 높다. 1%가량의 의결권을 확보한 카카오 역시 조 회장 우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주요 기관 투자자와 일부 기업들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합한 지분율은 10% 내외다. 나머지 20%가량이 소액주주 등 숨겨진 캐스팅보트인 셈이다. 결국 이들의 결정으로 한진칼 주주총회의 승자가 결정되는 셈이다.

다만 이번 정기주총이 끝나더라도 언제든 임시주총 제기가 가능한 상황인 만큼 본격적인 대결은 정기주총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양측 모두 지속적으로 지분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정기주총은 조원태 회장 측이 사실상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3자 연합은 40%가 넘는 지분을 확보해 언제든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할 수 있는 만큼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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