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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현장찾고 머리맞댄 재계 총수…코로나 위기극복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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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영환경 직면하자 돌파구 모색 활발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재계 총수들이 직접 현장을 찾거나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해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총수들의 해외 경영은 올스톱된 상황이다. 대서양 항로가 중단되고 유럽이 멈춰서는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영환경에 직면하자,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기도 난망한 처지다.

기업들은 장기화하는 코로나19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지만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에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경영전략을 전면 수정하면서 생존을 건 대응책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부진한 가운데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면서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게 총수들의 판단이다. 위기가 단기 악재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주요 그룹은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미래전략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총수들의 해외 경영은 올스톱된 상황이다. 대서양 항로가 중단되고 유럽이 멈춰서는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영환경에 직면하자,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기도 어렵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총수들의 해외 경영은 올스톱된 상황이다. 대서양 항로가 중단되고 유럽이 멈춰서는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영환경에 직면하자,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기도 어렵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들은 현장을 직접 찾는가 하면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해 위기 확산 차단에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코로나19로 공장 가동 중단과 휴직 실시 등으로 사내 임직원들의 동요 조짐까지 보이자, 총수들이 발빠르게 조직 추스리기에 나선 행보로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날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회장의 국내 현장경영은 올해 벌써 5번째다. 지난 1월말 설 연휴를 이용해 중남미를 방문한 것을 마지막으로 두 달째 글로벌 현장경영은 침묵 상태다.

이 부회장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라며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될 때 다시 한번 힘을 내 벽을 넘자"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당장의 위기 극복과 병행해 기업인 본연의 임무인 미래사업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기 위한 행보인 것.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종기원에서 연구개발 분야 주요 경영진과 ▲차세대 AI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양자 컴퓨팅 기술 ▲미래 보안기술 ▲반도체·디스플레이·전지 등의 혁신 소재 등 선행 기술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이밖에도 ▲사회적 난제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설립한 미세먼지 연구소의 추진 전략 등도 살펴봤다.

삼성전자는 이날 반도체 업체 가운데 최초로 D램에도 극자외선(EUV)공정을 적용해 양산 체제를 갖췄다고 발표했다. EUV 공정을 적용해서 생산한 1세대 10나노급(1x) D램 모듈 100만개 이상을 공급해 고객 평가를 완료, 내년 상반기부터 4세대 10나노급(1a) EUV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주력 계열사 주가가 급락하자 책임경영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연달아 매입에 나섰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이틀 연속 사들였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정 수석부회장이 자사주를 각각 6만5천464주, 3만3천826주 매입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입 금액은 약 45억원씩이다. 매입 시점은 지난 20일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19일(공시 시점은 23일)에도 두 회사 주식을 약 95억원어치씩 샀다. 두 차례 매입으로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차 지분은 2.35%에서 2.44%로 늘었다. 현대모비스 지분은 0.11%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회사를 책임지고 이끌겠다는 의지를 담아 주식을 샀다"고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자동차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태원 회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화상회의를 열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새로운 안전망을 짜야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달 24일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SK가 짜놓은 안전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할 시간"이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미증유의 위기를 돌파할 생존 조건을 확보하는 데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시장의 어려움이 가속화되는 만큼 각 사는 스스로 생존을 위한 자원과 역량(Resource & Capability)을 확보하고 지속가능성에 관해 투자자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광모 회장은 자가격리 중인 임직원에게 건강용품과 응원 편지를 보내며 조직 추스리기에 나섰다. 구 회장은 "모두가 서로 배려하고 응원하며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자가격리 중인 임직원에게 보낸 '함께 이겨냅시다'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으로 LG 가족 중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있어 안타깝다"면서 "이번 사태를 보며 우리 LG 임직원과 가족의 소중함, 건강·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지내시는 데 작은 도움이 되고자 마음이 담아 몇 가지 물품을 준비했다"면서 계열사의 마스크, 손소독제, 액정닦이, 영양제 등 건강·위생용품을 함께 보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달 7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관련 기업인 간담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수출과 내수 모두에 복합적 타격을 줄 것"이라며 정부에 선제적이고 강력한 대응책을 요구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달 7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관련 기업인 간담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수출과 내수 모두에 복합적 타격을 줄 것"이라며 정부에 선제적이고 강력한 대응책을 요구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해 롯데지주 및 BU 주요 임원진들과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 극복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신 회장은 "지금도 위기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가 더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의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 회장은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룹 전 계열사들이 국내외 상황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사업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경제 위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그 이후를 철저히 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올해 2, 3분기에 대한 그 영향력을 분석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필요할 경우 그룹의 경영 계획 수정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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