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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홈플러스, 강제 전환배치 거부 노동자 해고…노사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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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 주장하며 재심 청구…홈플러스 "사규에 따른 것…문제 없어"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직원 2명의 강제 전환배치를 둘러싼 홈플러스 노사의 논란이 한 달 만에 해고라는 형태로 격화됐다. 노조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재심 청구 의사를 밝혔고, 사측은 사규에 따른 것이며 법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노조)는 25일 오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환배치 발령 철회를 요구한 직원 2명을 홈플러스 사측이 일방적으로 해고했다"고 목소를 높였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홈플러스 사측이 조합원 2명을 일방적으로 전환배치했다며 발령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도 했다.

◆노조 "형식적 상벌위, 대화 거부하고 일방적 해고" 주장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재현 노조 위원장은 "지난 24일 사측은 전환배치 거부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함금남, 이순옥 조합원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해 해직을 통보했다"며 "노조는 사건 초기부터 사측과의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사측의 꼭두각시로 전락한 상벌위원회는 노조의 대화 요청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해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사측이 다음달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체결을 앞둔 상황에서 노동자와 대화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표출한 것"이라며 "노조는 해직 재심을 청구할 것이며, 사측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니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노조가 강제 전환배치를 거부한 조합원을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라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사진=이현석기자]
홈플러스 노조가 강제 전환배치를 거부한 조합원을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라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사진=이현석기자]

주 위원장에 이어 발언에 나선 해직 조합원 함 씨와 이 씨는 "지난달 17일 전환배치 발령을 받고 더 이상 직원들이 강제 전환배치로 고통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투쟁을 시작했다"며 "사측은 우리에게 사과하기는 커녕 복귀하라는 말만 반복했으며, 이를 거부하자 형식적인 상벌위를 거쳐 해고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회견에는 4천여 명의 조합원을 보유한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에 이어 1천300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홈플러스 제2 노조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일반노조 이종섭 위원장도 합류해 연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강제적 전환배치로 스스로 사표를 쓰고 떠나는 조합원을 지켜봐 왔고,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두 조합원의 의지에 가슴이 뭉클했다"며 "마트노조 지부뿐 아닌 일반노조도 함께 복직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측 "취업규칙에 따라 결정…법적 문제 없어" 반박

홈플러스 사측은 노조와 두 해직 노동자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먼저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매장과 대조적으로 익스프레스 매장이 성장해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해 전환배치를 시행하게 됐으며, 두 조합원의 경우 거주지에서 더 가까운 근무지로 배치해 오히려 노동자에 대한 배려를 우선시했다고 해명했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도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와 연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이현석기자]
홈플러스 일반노조도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와 연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이현석기자]

또 형식적 상벌위를 열었다는 노조의 주장과 달리 신규 근무지 첫 출근일인 지난달 19일, 20일부터 현재까지 무단 결근을 하고 있는 두 조합원에게 문자메시지 7회, 내용증명 5회 등 업무 복귀를 촉구했다고 반박했다.

이들이 사측의 요구를 묵살하고 무단결근을 이어갔으며, 이에 '정당한 이유 없이 무단결근 연속 3일, 월 무단결근 합계 7일 이상이며 계속근로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를 퇴직 사유로 규정한 홈플러스 취업규칙에 따라 정당한 상벌위를 열어 해직 처분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사측은 홈플러스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취업규칙에 따라 해직 조치를 내린 것"이라며 "상벌위를 개최하기 전 지속적으로 대상자와 접촉하며 출근을 종용했지만, 이들이 사측의 요구를 묵살했기에 원칙에 따라 처리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노무업계 "부당전보구제신청부터 진행했어야…사측에 법적 문제 없어"

이에 대해 노무업계는 홈플러스 사측의 조치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사용자와의 합의가 없는 무단결근은 취업규칙상 해고 요건을 만족하는 행위이며, 부당한 전환배치 등에 대해서는 단체행동에 나서기 이전 부당전보구제신청 등의 절차를 우선 밟았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부당전보구제신청을 진행하더라도 사측의 업무상의 필요성이 인정되거나, 이번 사례와 같이 단순히 근로자 입장에서 부당한 명령이라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기인한 것은 구제가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순옥, 황금남 두 해직노동자는 이날 회견 이후 재심청구서를 사측에 제출했다. [사진=이현석기자]
이순옥, 황금남 두 해직노동자는 이날 회견 이후 재심청구서를 사측에 제출했다. [사진=이현석기자]

또 홈플러스가 노동자와의 계약을 '홈플러스 특정 지점'이 아닌 '홈플러스주식회사'를 주체로 체결한 만큼 이번 인사 발령이 절차상의 문제가 없다고 바라봤다. 이와 함께 새로운 근무지가 발령 대상자의 거주지와 가까운 곳으로 정해진 만큼, 전환배치 발령에 대상자의 사직을 유도하는 등의 의도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노무업계 관계자는 "부당한 전환배치에 대한 항의는 부당전보구제신청 등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돼야 하며 단체행동은 최후의 수단으로 행해져야 할 일"이라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문제는 남아 있겠지만, 현재까지 사건 전개를 바라봤을 때 홈플러스 사측에서 위법적 행동을 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노조는 이날 기자회견 후 두 조합원에 대한 해고 재심을 회사에 청구했다. 또 재심 결과 복직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 신청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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