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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돌 LG ㊤] 형식 깬 구광모 4세 경영…100년 향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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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옷' 입은 LG…실용주의 앞세워 혁신 박차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의 '뉴 LG'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기업으로 꼽히던 LG는 어느새 변화를 주도하는 젊은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취임한 구 회장의 경영 행보는 '실용주의'와 '혁신'으로 축약된다. 재계에서도 '젊은 총수'가 들어서면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날 창립 73주년을 맞았다. 최근 창립기념일 행사를 따로 진행하지 않았던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조용히 기념일을 맞이했다.

LG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사(LG화학)는 1947년 1월에 설립돼 치약과 비누 등 생활용품 생산으로 시작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1996년 3대 회장인 구본무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도약 2005'라는 비전을 선포한 3월 27일을 새로운 창립 기념일로 삼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날 창립 73주년을 맞았다. [사진=LG]
27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날 창립 73주년을 맞았다. [사진=LG]

◆형식 대신 효율…'실용주의' 문화 심는다

구 회장의 '실용주의'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에서 엿볼 수 있다. 구 회장이 임직원에게 '회장' 대신 '대표'로 불러 달라고 요청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구 회장은 별도의 취임식 없이 바로 업무에 돌입하기도 했다.

오프라인 시무식을 없애고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올해 신년사를 담은 영상을 전 세계 25만 명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사업보고회를 '일방적인 보고'가 아닌 '토론 형식'으로 진행하는 등 격의 없는 소통으로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인재 확보·육성에도 '실용주의'는 그대로 반영된다. 젊은 인재들을 전진 배치하는 것은 물론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하는 등 변화와 혁신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취임 후 두 번의 정기 임원인사 모두 고객과 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과감한 혁신·쇄신 인사가 단행됐다. 2018년 역대 최대 규모인 134명의 신규임원을 선임하며 변화에 드라이브를 건 데 이어 지난해에는 34살의 임원을 배치하는 등 106명의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했다.

◆"버릴 건 버리고, 키울 건 키운다"…'선택과 집중'으로 미래사업 육성

구 회장의 '실용주의'는 사업 재편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구 회장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미래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검토를 통해 미래 성장의 근간을 다져놨다면 올해부터는 적극적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구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가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텔레매틱스 분야 1위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고, MS, 퀄컴 등과 협업해 자율주행 부품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2018년 인수한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회사 ZKW의 자율주행 헤드램프 역량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을 준공하고, 파주 P10 공장 내 10.5세대 OLED 생산라인에 추가 투자를 진행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OLED TV 패널 시장을 선점하며, 1위 자리를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지난해 OLED TV를 180만 대 판매하며, 글로벌 점유율 60%로 1위를 이어갔다.

미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5G(5세대 이동통신) 역량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R·VR·클라우드게임 등 차별화된 5G 콘텐츠와 서비스를 내세우며 5G 국내 시장 점유율을 20% 중후반대로 확대했다. 4G 시장에서 점유율이 20%에 그쳤던 것과 비해 눈에 띄는 성장이다.

반면 비핵심 사업·영억에 대해서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LG전자는 연료전지, 수처리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고,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 사업을 매각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고객가치'를 재차 강조했다. [사진=LG]
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고객가치'를 재차 강조했다. [사진=LG]

◆'고객 가치' 최우선…역량 강화 위해 '디지털 전환'

구 회장이 사업 추진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고객 가치'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고객 가치 실천을 위한 LG만의 생각과 행동을 더욱 다듬고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데 누구보다 앞서가고, 더 나은 미래와 세상을 향해 함께 가는 기업들 다같이 만들어보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고객가치'를 재차 강조했다. 당시 구 회장은 "디자인이야말로 고객 경험과 감동을 완성하는 모든 과정"이라며 "새로운 고객경험을 선사하는 디자인을 차곡차곡 쌓아 고객 감동의 품격을 높여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고객가치 창출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AI·빅데이터 역량 강화, 디지털 마케팅 강화 등 사업 방식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 나서고 있다. 실제 LG는 전체 계열사의 IT시스템 90% 이상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경영활동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원활히 생성·축적·공유하기 위해 주요 소프트웨어 표준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LG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조직 운영방식과 사업 모델 등을 혁신하기 위한 DX 전담조직을 강화하고,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과 투자를 본격화했다. 올해 LG인화원에서는 'AI 마스터 양성 과정'을 신설해 100명의 AI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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