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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삼국지' 韓·中·日…합종연횡 '규모의 경제'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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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현대重-대우조선' vs 中 'CSSC-CSIC' vs 日 '이마바리-재팬마린'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한중일 조선업계가 사업재편을 통해 생산 체제 효율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자 중국은 중국선박공업(CSSC)과 중국선박중공(CSIC) 합병을, 일본은 이마바리조선과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 지분관계 형성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사업경쟁력을 높여야만 조선업계 간 치열한 생존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30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일본 최대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이 2위인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의 증자에 참여해 공동 최대주주가 되고, 자원운반선에 특화한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앞서 이마바리조선과 JMU는 지난해 말 지분제휴 등 재편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건조한 선박 모습 [사진=각사]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건조한 선박 모습 [사진=각사]

이마바리조선은 JMU가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해 30% 지분을 확보한다. JMU는 현재 JFE홀딩스와 IHI가 지분 46%씩 나눠갖고 있다. 이마바리조선이 JUM 신주를 취득하면 IHI와 비슷한 규모의 지분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올해까지 철광석 운반선 및 오일탱크 영업부문을 통합해 신설법인을 만든다.

미쓰비시중공업도 일본 최대급 조선소인 나가사키 조선소 내 고우야기(香燒)공장을 일본 3위 조선업체인 오시마 조선소에 매각을 추진 중이다. 고우야기 공장은 미쓰비시중공업 창업지인 나가사키에 1972년 설립된 곳으로 업계 내 상징적인 곳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조선업계도 한국과 중국 조선업계의 대형화 추세 속에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7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총 6개국에서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승인을 받은 곳은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이 전부다.

유럽연합(EU)과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서 독과점을 우려하고 있지만, 큰 문제없이 합병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LNG운반선 세계 시장점유율은 약 60%에 달한다. 두 회사 전체 선종을 따진 시장 점유율 21%(수주잔량기준)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중국 역시 지난해 10월 중국 최대 국영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CSSC)과 2위 중국선박중공(CSIC)이 합병하는 구조조정안을 승인했다. 이로써 12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조선사가 탄생하게 됐다. 이는 국내 조선 3사 매출의 합보다 2배를 훌쩍 넘기는 규모다.

CSSC-CSIC 합병기업의 건조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총 1천22만톤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757만톤)과 대우조선(461만톤)을 합산한 1천218만과 비교해 196만톤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 합병기업과 CSSC-CSIC 합병기업의 치열한 수주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중일 모두 산업구조 재편에 나선 것은 규모를 키워 자체 출혈경쟁을 막고 글로벌 선주들에게 선택을 받겠다는 의도다. 현재 중국과 일본은 벌크선 등의 발주가 줄어들면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는 LNG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선 시장으로의 진출을 노리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은 통상 대형 조선사와 거래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만큼 기업 규모가 클수록 수주하기 유리하다"며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과 일본의 저가수주 공세에 고부가가치선 중심의 기술력을 갖춘 만큼 시장 방어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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