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올해 들어 차량사고는 줄어들었지만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피하면서 차량 이용도 줄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소 안정될 것이라던 전망과 반대되는 결과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경미사고 환자의 과잉진료 등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가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31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차량 사고 건수는 46만9천116건으로 전년 동기(49만835건) 대비 4.62%(2만1천719건) 감소했다.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2월에는 41만4천7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만4천655건)보다 2.36%(9천927건) 줄었다.
차량 사고가 줄어들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손해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업계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외출 자제로 차량 이용도 줄면서 사고가 감소하고, 병원 방문 기피로 '나이롱 환자'도 줄어들 것이란 분석에서다.
하지만 지난 2월 자동차보험 점유율 상위 4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평균 손해율은 87.3%로 지난해 같은 기간(85.4%)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삼성화재의 손해율은 전년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87.2%를 기록했다. 현대해상도 85.1%에서 87.0%로 1.9%포인트 올랐다. DB손보는 87.0%, KB손보는 88%로 같은 기간 각각 2.6%, 2.1%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차량 사고 감소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된 배경으로 경미사고 환자의 과잉진료 등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를 꼽고 있다.
지난해 상위 4개 손보사의 경상 환자 1인당 평균 지급 보험금은 174만3천원으로 전년(155만9천원)대비 11.8% 증가했다. 이는 자동차보험 전체 평균 지급 보험금 증가율(4.9%)보다 두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방병원을 통한 과잉진료 등으로 인해 경상환자 지급 보험금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최근 추나요법과 도수치료 등 일부 한방 비급여 진료 항목이 급여화 되면서 한방병원을 통한 지급 보험금이 급증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경상 환자(상해등급 12∼14등급 기준)의 진료비 중 한방 비중은 61%를 차지했다. 1인당 평균 진료비도 한방이 양방보다 2.7배나 높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차량 사고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손해율이 악화된 것은 여전히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방병원 과잉진료 등이 횡행하면서 선량한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행스러운 점은 자동차보험 경미사고 부상자의 인적 피해에 대한 객관적-합리적인 보상기준 마련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보험개발원은 '자동차보험 경미사고 부상자에 대한 표준치료가이드'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 공개입찰을 시작했다.
이 밖에 당국 역시 음주운전자 사고부담금, 고가차량 보험료 할증, 자동차보험 진료비 세부 심사기준 마련 등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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