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미국의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과의 교역 제한 조치가 지속될 경우 미국의 반도체 리더십이 붕괴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 감소와 대규모 실업사태를 불러온다는 전망이다.
9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의뢰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미국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 '중국과의 무역 제한이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리더십을 어떻게 종식시키는가'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고 양국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 미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돼 시장 지배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지난해 5월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한 이후 미국의 25개 상위 반도체 회사는 매분기 각각에 4%에서 9% 사이의 평균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미국 규제를 받는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기술 수출 통제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과 양국 간 기술 교역이 완전히 중단돼 미중 기술 산업이 분리된다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미국이 수출 제한 기업 명단을 유지해 중국 기업과 미국 기업의 거래를 제한한다면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향후 3~5년내 8%p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16%의 매출 감소를 겪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관련 판매를 전면 금지함으로써 사실상 중국으로부터의 기술 분리를 야기할 경우 같은 기간 미국 기업들의 시장점유율 18%p 및 매출 37% 하락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러한 매출 감소는 필연적으로 미국 반도체 회사들이 연구개발과 자본 지출을 크게 줄여 미국 반도체 산업 내 일자리 감소 규모는 최소 1만5천명에서 최대 4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 제조 2025' 전략이 실행되면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지금의 14%에서 25%~40% 수준까지 높아져 미국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2~5%p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된다면 한국이 몇 년 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로 올라서고, 중국도 장기적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글로벌 리더 자리를 잃으면, 미국 기업들은 급속도로 경쟁력 하락과 이윤 감소라는 하향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정책 당국이 국가 안보 우려를 해소하고 미국 반도체 회사의 세계 시장 접근을 유지하는 해결책을 고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보고서에서 미국은 현재 45%~50%에 이르는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으며, 경쟁사들보다 월등한 규모의 금액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앞선 기술력을 확보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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