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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할부금융'…신한카드·KB국민카드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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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지분 인수한 신한카드·아이폰 리스 뛰어든 KB국민카드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카드사들이 새로운 먹거리 탐색에 나섰다. 가장 각광을 받는 분야는 단연 '자동차 할부 금융'. 캐피탈 업계의 주 무대지만, '넓은 고객층'과 '고도화된 플랫폼'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지배해 나가고 있다.

할부 금융 부문에서 돋보이는 카드사를 꼽자면 단연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다. 지난해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 1위와 2위를 차지한 두 회사는 최근 유력 캐피탈사의 장기렌터카 지분을 인수하는 한편, 전자기기 리스 사업에까지 손을 뻗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1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지난해 자동차할부금융수익은 1천182억3천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한 수치로 업계 1위다.

◆신한카드·KB국민카드, 자동차 할부금융 강자 등극…전자기기 리스에도 뛰어든다

할부금융이란 일시불로 결제 대금을 내기가 부담스런 제품 등을 카드사가 대신 구매해주고, 고객으로부터 '할부' 방식으로 물품대금을 받는 금융 사업을 말한다. 대표적인 게 자동차 할부 금융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017년 10월 '마이오토'라는 자체 플랫폼을 출시한 이래 꾸준히 자동차 할부 금융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오고 있다. 앱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선 더욱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신한카드는 지난 달 9일 현대캐피탈의 장기렌터카 자산을 인수했다. 인수 규모는 5천억원 이내다. 자동차 금융업을 영위하는 캐피탈사의 자산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업계 내 오토금융사업의 시장 지배력 강화차원의 일환"이라며 "장기렌터카 자산 인수를 통해 '자체 성장'과 '인수 합병' 등을 두 축으로 하는 균형감 있는 성장을 추진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인수를 통해 장기 수익자산 확보는 물론, 우량 고객을 통한 신규 영업기회 창출 효과 등이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KB국민카드의 추격도 매섭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713억4천만원의 자동차 할부 금융 수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60.8% 증가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월 '자동차 할부 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오토 금융센터'를 열었다. 차량 매매부터 할부금융까지 중고차 매매와 관련된 절차를 한 번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오토 금융센터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오토 플래너' 조직을 활용해 전문화된 중고차 할부금융 영업을 펼치는 한편, 매매단지와 상사·제휴점 등을 대상으로 영업 기반을 발굴하는 등 KB국민카드의 중고차 할부금융 전진 기지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향후 운영 성과 등을 분석해 전국 주요 거점 도시로 센터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엔 '애플 프리미엄 리셀러' 6개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애플'의 IT기기 제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리스 금융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카드업계 최초다. 고객이 애플 제품을 선택한 후 리스 금융 약정을 체결하면, KB국민카드는 리셀러사로부터 해당 제품을 구매해 고객에게 인도하고 고객은 매월 사용료를 상환하게 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카드산업의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자동차 할부금융 영역을 확대하고 조만간 내구재 리스 금융 서비스를 선 보일 예정"이라며 "자동차 할부 금융의 경우 중고차까지 아우르는 상품 라인업을 통해 자동차 할부금융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확보하고 수익 다면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곧 선보일 예정인 애플 제품에 이어 내구 연한이 있는 내구재 품목으로 리스 금융 대상 상품을 다양하게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먹거리 마땅치 않아…할부금융 비중 더 높아질 것"

두 회사 말고도 할부 금융에 뛰어드는 카드사들은 여럿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2016년 업계 최초로 모바일 자동차 금융 서비스 '다이렉트 오토'를 출시한 이후, 지난해 '내 차 시세 조회' '내차 팔기' 서비스 등을 내놓으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카드도 '카정석'이라는 자동차 금융 특화 페이지를 통해 각종 할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본업인 신용판매를 두고 '외도아닌 외도'를 벌이고 있는 데엔 지난해부터 시작된 '수수료 수익성 악화'가 자리한다.

지난해 정부의 수수료 개편으로 연 매출액 5억~10억원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05%에서 1.4%, 10억~30억원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21%에서 1.6%로 인하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2천398억원(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수수료율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맞닿아 있는 만큼, 당분간 수수료율이 올라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 다른 수익원인 카드대출의 경우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모델이지만 7% 총량 제한이 걸려있는 데다, 연체율 관리도 어려워 마냥 늘리긴 어렵다. 현재로선 새로운 수익 모델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는 향후 할부금융이 카드사들의 주요 수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신용판매업을 통해 구축한 두터운 고객층과 금융거래에 최적화된 자체 플랫폼으로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떨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의 거래들이 플랫폼을 통해 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다수의 플랫폼 회원을 보유한 카드사로선 할부나 리스 금융 부문에서 높은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그간 신차 위주의 자동차 할부 금융 사업이 이뤄졌는데 앞으로는 중고차 쪽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며, 내구재나 가전 쪽의 리스 금융도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라고 전망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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