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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제주항공도 버거운데…혹 붙은 이스타항공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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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1Q 800억 영업손실 전망…"인수했다 마이너스효과 가능성"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애경그룹을 깊은 고민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그룹계열사인 제주항공이 올 1분기 적자 전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스타항공 인수라는 혹까지 생겨서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일정마저 연기되면서 이와 관련한 우려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이스타항공 인수로 규모의 경제를 꿈꿔왔던 애경그룹 입장에서는 혹을 하나 더 붙이게 된 셈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올해 1분기 최대 800억 원 정도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로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2월부터 매출액이 본격적으로 급감하기 시작했고, 3월부터는 국제선 노선들이 운휴에 들어간 탓이다. 특히 제주항공은 항공기 운용 대수가 45대로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가장 많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와 이익의 감소가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제주항공은 국내선 여객 수요 회복에 따라 해당 노선 공급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지만 수요가 예전처럼 쉽게 회복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재의 부정적 업황이 2·3분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주항공은 현재 국내선 6개 모두를 운항하고 있는 상태고, 국제선은 전체 82개 가운데 3개 노선만 운항 중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2분기까지는 국제선 노선 운항 정상화가 어려울 전망이고 성수기인 3분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다 해도 개학연기에 따른 방학일수 감소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지금의 위기를 버틴다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LCC업계에서 독보적인 1위에 올라설 수 있지만, 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몰라 제주항공 혼자 현재를 버티기에도 항공업계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정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노선은 제주항공 국내선 6개·국제선 82개로 총 88개, 이스타항공 국내선 5개·국제선 34개로 총 39개를 갖고 있었다. 여기에 기단은 각각 45대와 23대로 총 68대가 돼, 양사 시장점유율은 합하면 국내선 24.8%, 국제선 19.5%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현재는 플러스효과는커녕 마이너스효과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실덩어리인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정하면서 자금을 투입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했지만 제주항공 스스로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제주항공은 정부로부터 운전자금용으로 400억 원, 이스타항공 인수와 유상증자 자금으로 최대 2천억 원 지원을 받기로 한 상태다. 애초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대금도 이스타홀딩스가 제주항공이 발행한 100억 원의 전환사채를 전량 인수하는 식으로 마련했다. 즉 파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 사는 것이다.

 [사진=제주항공]
[사진=제주항공]

이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수 결정 당시 총 23대였던 이스타항공 항공기는 10대가 차례로 빠지고 13대만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리스 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항공기들도 반납하고 있다. 더불어 이스타항공 인력 구조조정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예정일이 연기되면서 이행보증금 115억 원을 포기하는 것이 낫지 않냐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현재 제주항공은 해외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스타홀딩스에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115억 원을 제외한 잔금 430억 원을 납입할 예정인데, 그러면 인수금액 545억 원이 모두 지불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 규모를 봤을 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고정비로만 매달 나가는 것이 200~300억 원씩이기 때문에 115억 원이라는 돈이 적은 돈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현재 상황이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되고 이후에 수요가 실질적으로 반등하면서 돌아올 것이냐의 문제인데 계속해서 인수 작업을 연기하면서 이어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지금 고려해야 할 제반 사항들이 많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제주항공 혼자도 버티기 힘든데 이스타항공을 끌어안아 마이너스 효과가 될 가능성도 있어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며 "LCC들은 돈을 주고 살 수 있을 만 한 자산이 많지 않아 다양한 조건들이 만족돼야 하는데, 이 때문에 기존 이스타항공의 리스 계약을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재계약 한다거나 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양지환 연구원은 "사상 최악의 항공업황 하에서 이스타항공 인수는 제주항공의 차입금 증가와 재무구조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며 "자본전액잠식상태로 추정되는 이스타항공에 상당한 규모의 증자가 불가피한 것도 제주항공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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