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정부가 공인하는 'LG 총수'가 된 지 오는 15일로 1년을 맞는다.
구 회장은 구인회, 구자경, 구본무 회장으로 이어진 LG그룹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사실상 그룹 총수로서의 존재감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마다 미래 신성장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는 남아 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 악화에 이은 '포스트 코로나'를 넘길 묘책이 찾아야 한다는 점은 큰 부담인 셈이다.
10일 재계 등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해 5월 15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동일인 변경(구본무→구광모)으로 LG 총수 자격을 '공인' 받은 이후 국내외에서 공개된 공식 일정만 최소 10여차례 소화했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대외 활동에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다른 주요 그룹 총수와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경영 행보다.
취임 초기 재계 일각에서는 LG 같은 큰 그룹을 젊은 총수가 잘 이끌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구 회장은 안정을 깨지 않는 리더십으로 조기 안착에 성공했다. 과감한 사업재편과 공격적인 경영행보로 조직은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을 찾고 긍정적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구 회장은 지난 1년동안 과감한 인사와 공격적인 행보로 달라진 LG의 위상을 보여줬다.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와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OLED 사업을 청산하는 등 비주력 사업을 정리했다. 여기에 LG화학 창립이래 처음으로 외부인사를 CEO로 임명하고, 수년간 적자를 이어온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본부장을 1년만에 교체하는 과감한 인사를 선보였다.
공격적인 의사결정도 눈에 띈다.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소송은 제2의 반도체로 부상할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필사적으로 생존하겠다는 의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화합을 강조했던 LG의 전통에서 벗어나 경쟁사와의 법적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LG그룹 안팎에서는 구 회장의 향후 과제로 '장기적인 경영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거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현실에 맞닥뜨려 있다는 게 그룹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로 그룹 내 주력인 LG전자는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 돌파구 마련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여기에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스마트폰은 올해도 턴어라운드(흑자전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적지않다.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구 회장 입장에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이 뿐만이 아니다. OLED 시장 확대를 통해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도 시급하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의 그룹 총수 지정 등 경영승계 관련 모든 절차도 완료됨에 따라 구 회장의 4세 경영 본격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경영활동의 보폭을 더 넓혀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구 회장은 ㈜LG 주주총회를 통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흔들림 없이 고객 가치를 가장 최우선에 두고 멈춤 없는 도전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모든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기에 LG는 슬기롭게 대처하며 위기 이후의 성장을 준비토록 하겠다"고 했다.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성장동력의 발굴∙육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며 기업 가치를 높이는 한편, 기업 시민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고객과 투자자, 사회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LG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구 회장은 강조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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