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홈쇼핑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대형 악재에도 지난 1분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패션·뷰티·여행 등 기존 주요 상품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타격을 입었지만, 식품 및 건강식품과 자체브랜드 카테고리의 호조와 T커머스·모바일 채널의 성장이 이를 메꿨다.
◆'T커머스' 고속 성장 현대홈쇼핑, 자회사 경쟁력도 높아져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취급고 1조2천892억 원, 매출액 매출 5천372억 원, 영업이익 289억 원을 기록했다. 취급고와 매출액은 각각 2.8%, 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 줄어들었으며, 당기순이익도 9.3% 줄어든 355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전년 1분기 영업이익에 부가세 환급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 58억 원이 반영돼 있어 영업이익 역신장이 일어난 것"이라며 "이를 제외할 경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278억 원 대비 4.0%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은 T커머스 사업 호조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이뤘다. 현대홈쇼핑의 T커머스 부문은 지난 1분기 1천68억 원의 매출을 발생시키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5% 성장했다. 또 H몰 등 인터넷 부문은 4천393억 원의 매출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0.7% 줄었지만, 모바일 부문이 매출 3천7억 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2.5%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자회사도 실적 호조를 보였다. 현대렌탈케어는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며 높아진 렌탈 상품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지난 1분기 1만9천 개의 계정 순증을 기록하며 누적 계정 34만5천 개를 돌파했다. 이에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161억 원 대비 크게 늘어난 266억 원에 달했으며, 같은 기간 절반 가까이 적자폭을 줄이며 영업손실 21억 원을 기록했다.
또 현대L&C도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라 3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지난해 8월 진출한 호주 사업에서는 43억 원의 적자를 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식품, 리빙, 렌탈상품 판매 호조 등으로 전사 취급고가 늘며 외형 성장을 이뤘다"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호주 자회사는 상품 경쟁력 강화 등의 조치를 통해 손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모바일·자체브랜드 힘입은 GS·CJ, 견조한 성장 이어가
GS홈쇼핑은 지난 1분기 취급고 1조951억 원, 매출 2천978억 원을 기록했다. 취급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2%, 매출액은 8.2% 늘었다. 영업이익은 16.9% 줄어든 319억 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도 11.9% 감소한 318억 원에 그쳤다. 다만 영업이익은 현대홈쇼핑과 마찬가지로 전년 1분기 부가세 환급분이 반영된 수치다.
GS홈쇼핑은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아 건강식품, 일반식품 등의 판매가 늘어 이 같은 성장을 기록했다. 또 채널별로는 모바일 중심 성장세가 이어졌다. GS홈쇼핑의 지난 1분기 모바일 취급고는 전년 대비 4.0% 늘어난 5천934억 원을 기록했으며, 전체 취급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4.2%를 기록했다. 또 TV쇼핑도 4천111억 원의 취급고를 기록하며 0.4%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GS홈쇼핑은 고객과 쇼핑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모바일 중심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 분석 역량을 높이고, 국내외 벤처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을 통해 신기술 확보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잠재력 높은 신규 사업 모델을 발굴·육성해 지속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CJ ENM 커머스부문(CJ오쇼핑)은 지난 1분기 취급고 9천861억 원, 매출 3천759억 원, 영업이익 379억 원을 기록했다. 취급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 줄어들고 매출액은 16% 성장했다.
또 영업이익은 9.8% 감소했지만, 이는 GS홈쇼핑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1분기 일회성으로 인식된 부가세 환급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실질적인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CJ오쇼핑은 'A+G', '셀렙샵', '오덴세' 등 단독 브랜드의 취급고가 크게 늘어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실제 CJ오쇼핑의 단독 브랜드들은 지난해 TV홈쇼핑 히트상품 상위 10개 중 8개를 휩쓴 바 있다.
이들 브랜드의 취급고는 전년 동기 대비 55.8% 증가했으며, 1분기 취급고 비중은 13.3%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2%p 높아진 것이다. 또 패션·여행 등 카테고리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실적 부진을 겪었지만, 수익 중심의 편성 강화 및 식품·생활용품 수요 증가로 이를 메꿔 매출 성장에 성공했다.
이에 CJ오쇼핑은 2분기 차별화 된 여름 상품을 배치해 효율을 높이고,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된 언택트 수요에 대응해 수익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 '쇼크라이브' 등 채널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채널 간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코로나19·송출수수료 악재로 외형 성장 지속 점치기 어려워"
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있었음에도 이 같은 외형 성장에 성공한 요인에 대해 유연한 상황 대처를 통해 식품·건강식품 카테고리를 확장해 매출 감소분을 메꿈과 함께, 모바일 채널에 대한 적극적 대응으로 신규 소비자들을 공략한 데 성공한 것을 꼽았다.
특히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다채로운 모바일 채널 방송을 통해 홈쇼핑 업계 '큰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MZ(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실제 CJ오쇼핑의 '쇼크라이브'는 MZ세대의 구매 비중이 40%에 달할 만큼 높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현대홈쇼핑도 MZ세대의 구매 행렬 속 지난해 T커머스 취급고를 전년 대비 42.7% 성장시켰다.
다만 증가일로를 걷고 있는 송출수수료를 수익성 강화의 '암초'로 꼽았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2008년 3천551억 원 수준이던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IPTV업체가 급성장한 이래 인상을 거듭해 10년 만에 5배 이상 늘어난 1조6천439억 원에 달했다.
올해는 IPTV 채널 일부 조정으로 인해 송출수수료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되고 있지만, 채널 조정이 매출 감소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매한가지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 홈쇼핑 업계는 코로나19에 대한 빠른 대처 및 모바일 부문의 성장을 통해 외형 성장을 이뤘다"며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어 언제든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송출수수료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은 만큼 실적 호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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