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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반도체마저 불안…코로나19에 업황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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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서버용 반도체 수요도 안심할 수 없다" 부정적 전망도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PC·서버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이 우호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지만, 최근 불안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이를 상쇄하던 PC·서버용 반도체마저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로 인해 서버 수요가 늘고 있지만, 부품 사업장의 생산 차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일부 IT 기업의 경우 투자계획을 수정하고 있어서다.

2분기에도 데이터센터 투자는 전년 대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된다. 다만 성장 폭이 크게 줄어들면서 모바일용 반도체 둔화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실제 1분기 급증했던 데이터센터 투자는 2분기 들어 주춤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1분기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전 분기 대비 6%,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2분기에는 이들 기업의 시설 투자 규모가 전 분기보다는 10% 감소하고, 전년 대비로는 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설비투자 규모와 계획을 바꾸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페이스북은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시설 투자 규모를 170억~190억 달러에서 140억~160억 달러로 낮췄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투자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구글 역시 전 세계 사무시설 투자 위축 영향으로 올해 연간 데이터센터 증설 규모의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고, 클라우드 업체들이 서버 투자를 늘리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서버 수요 증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성장을 전망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서버 수요 성장이 전반적인 메모리 수요를 이끌 것으로 보이다"며 "1분기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에 따른 '스테이 앳 홈'의 큰 폭 증가로 서버가 급증했는데, 이러한 흐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모바일 시장 둔화를 서버 수요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설비투자 규모와 계획을 바꾸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조은수 디자인팀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설비투자 규모와 계획을 바꾸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조은수 디자인팀 기자]

SK하이닉스도 "서버용 반도체는 모바일 등 다른 제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리스크가 낮다"며 "비대면 업무 환경 지원 및 스트리밍 서비스로 인한 수요가 추가로 발생하며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투자를 재개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D램 가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에 주로 사용되는 D램(DDR4 8Gb)의 고정거래가격은 3.29달러로 전월보다 11.9% 상승했다. 두 자릿수 상승 폭을 보인 것은 2017년 4월(11.88%) 이후 3년 만이다. 4월 서버용 D램(DDR4 32GB)은 전월 대비 18% 오른 143.15달러로 지난해 5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물가격은 한 달 새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고정거래가격 역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PC용 D램의 현물가격은 3.27달러로 지난 1월 15일(3.26달러) 이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PC용 D램은 90% 이상이 고정가격으로 거래되지만, 현물가격이 선행 지표 역할을 해 현물가격 하락이 고정거래가격 하락의 전조로 여겨지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부품 조달 차질 등으로 서버 확충 계획이 미뤄질 수 있어 서버용 반도체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하반기에는 언택트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업계가 부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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