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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배터리합작사 정의선·이재용 회동 후 급변…LG 대신 삼성 맞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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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LG화학과 설립 무산 관측 …양사 모두에 실익 크지 않아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LG화학과 배터리합작사를 설립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만남을 계기로 LG화학 대신 삼성SDI의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LG화학이 함께 배터리합작사를 설립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앞서 두 회사는 수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함께 짓는 방법을 추진해왔지만 이해관계 차이로 결국 무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배터리 업체와의 합작사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과 일찌감치 손을 잡고 합작사를 만들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를 등에 업고 배터리 시장 선두업체로 도약할 수 있었다.

세계 2위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9월 스웨덴 배터리 생산업체인 노스볼트AB와 합작법인을 만들었다. 두 회사의 합작사인 노스볼트 즈웨이는 최근 독일 잘츠기터에 공장 건물과 기반시설 구축을 시작했고, 2024년부터 배터리 셀 양산이 시작된다.

이에 앞서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일본 토요타가 지난해 1월 파나소닉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했다. 두 회사의 합작사인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 & 솔루션'은 4월부터 제품 양산에 나섰다. LG화학 역시 글로벌 GM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미국에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지난해 초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초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차 역시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배터리 업체와의 합작사 설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친환경 차 44종을 운영하고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전기차 전용 모델로 채운다는 계획인 만큼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합작사 설립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LG화학과 합작사를 설립할 경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꼽히는 중국 시장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은 2016년부터 한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중국 정부는 2020년부터 보조금을 전면폐지한다는 입장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현대차가 지난해 중국에서 출시한 전기차 '엔씨노 EV'와 '라페스타 EV'는 중국 업체인 CATL의 배터리를 얹었다. CATL은 중국 정보의 보조금 정책을 바탕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업체다. 현대차는 중국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위해 CATL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은 이미 2010년에 배터리 관련 합작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모비스가 51%, LG화학이 49%를 출자해 설립된 HL그린파워는 배터리팩 개발·제조·판매 등이 주요 사업이다. LG화학에서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팩을 만들어 현대모비스에 납품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 초기 전기차에 주로 LG화학 제품이 탑재된 것도 이 같은 합작사를 운영한 결과다. 하지만 최근 중국 업체는 물론 SK이노베이션에서도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고, 삼성SDI와도 협력의 물꼬를 트고 있다. 이에 따라 LG화학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이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입장에서도 현대차와의 합작사 설립으로 다른 완성차 업체와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븐 부분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파나소닉이 토요타와 합작사를 설립하면서 테슬라의 노여움을 사게 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테슬라가 LG화학의 배터리를 공급받기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LG화학이 현대차의 강성노조를 부담스러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LG화학 측이 합작사를 해외에 짓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현대차 측은 이를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 내부적으로는 국내에 공장을 짓게 되면 현대차 노조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LG화학 모두 합작사 설립과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배터리 업체와의 합작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지만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도 "아직 검토 중으로 확정된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회동을 계기로 현대차가 삼성SDI와 합작사를 설립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은 삼성SDI가 개발한 전고체전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양사의 협력방안이 발표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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