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쌍용자동차가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를 설득할 '카드'는 두 가지다. 마힌드라의 자금지원 철회가 코로나19에서 비롯됐다는 점과 고용안정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는 점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기간산업기금을 신청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정부를 설득할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간산업기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난을 겪는 기간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40조원 규모의 정책 기금이다. 지원 대상은 항공·해운·기계·자동차·조선·전력·통신 등 7개 업종이다. 정부는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추가 업종 지원을 검토할 예정이다.
하지만 쌍용차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 상태가 악화돼 기금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쌍용차는 두 가지 카드를 제시해 기금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첫 번째로 코로나19가 경영정상화 추진 과정에서 발목을 잡았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지난해 쌍용차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향후 3년간 5천억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모회사인 인도 마힌드라에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쌍용차의 요청을 받은 마힌드라는 2천3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쌍용차 스스로 자산매각 등을 통해 1천억원을 마련하도록 했다. 나머지 1천700억원을 산업은행 등에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마힌드라는 지난 4월 2천300억원 지원 계획을 400억원으로 축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마힌드라의 경영상태도 어려워진 탓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마루티스즈키가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현대차그룹이 20%대로 2위에 올라 있다. 마힌드라와 타타가 5%대 점유율로 3위를 다툰다.
그런데 인도의 4월 자동차 판매는 공식적인 기록으로 단 한 대로 없었다. 내수 비중이 90%를 넘는 마힌드라도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마힌드라의 지원이 예정대로 진행돼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해 기금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고용안정은 쌍용차가 내세울 두 번째 카드다. 쌍용차는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2천600여명을 구조조정했다. 이후 11년 동안 회사 상황이 나아질 때마다 이들을 차례로 복직시켰다. 이달 초 해고자 35명이 출근하면서 11년 만에 '쌍용차 사태'가 마무리됐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주요 목적이 고용안정인 만큼 그동안 해고자 복직과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해왔던 점을 내세울 계획이다.
현재 쌍용차가 직접 고용하고 있는 인원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4천912명에 달한다. 또한 판매와 서비스 네트워크 종사자를 포함하면 쌍용차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근로자만 1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협력업체들을 포함하면 쌍용차의 존폐에 수만명의 생계가 달려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아직 신청접수도 시작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절차나 방법도 공지된 게 없다"면서 "접수 일정이 시작돼야 신청 여부를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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