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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스타항공, 인수시한 째깍째깍…관건은 '체불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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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마무리 앞두고 제주항공서 이스타항공 측에 문제 해결 제시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250억 원에 달하는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에 대한 체불임금 해결이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는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 최종 종료 시한이 이달 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까지 마무리되지 않으면 무산될 수도 있다.

앞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예정일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고, 발행 예정인 1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납입일 또한 이달 30일로 변경 공시한 바 있다. 주식 취득 예정일 변경은 해외 기업결합 심사 승인 등의 선행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아서인데, 현재 베트남과 태국 등의 심사 승인이 남은 상태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이 운항을 재개할 것이라고 계획한 날이 이달 26일이다. 현재 운항증명(AOC) 효력이 일시 중지된 이스타항공은 이달 5일까지 운항 재개를 위한 관련 서류를 국토교통부에 내야 하는데, 이스타항공과 국토부 간 내부 논의는 다 끝난 것으로 전해져 이달 5일 전에 서류를 접수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부터)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사진=아이뉴스24 DB]
(위부터)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사진=아이뉴스24 DB]

이러한 가운데 이달 말 인수 작업 마무리와 이스타항공의 운항 재개 여부는 결국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에 대한 체불임금 250억 원 가량을 이스타항공 사측에서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와 함께 체불임금을 안고 가겠다고 포괄적으로 합의하지 않는 이상 일차적 책임이 있는 이스타항공 사측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야 하는데, 제주항공 측에서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하라는 주문을 직접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사측은 이스타항공 측에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체불임금 해소를 위해 양 사가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의 뜻을 전달하면서 "2월 이후 지속된 체불임금 해소를 위해 현 경영진과 대주주가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스타항공이 운항을 재개하려면 운영비가 필요한데, 이 또한 제주항공의 결정에 달린 문제다. 이스타항공 자체적으로는 운항을 재개할 돈이 없고, 항공기 연료비 등 여러 군데서 체불돼 있는 금액이 1천500억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돼 조금씩 갚아나가야 하는데 그럴 능력 또한 없어서다.

이러한 배경들로 볼 때 체불임금 해결은 인수 작업 마무리에 앞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측에 압박할 수 있는 요소가 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이스타항공 사측, 즉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인 이스타홀딩스 측이 체불임금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545억 원에 인수하기로 한 상태다.

단순하게 이스타홀딩스가 제주항공 측으로부터 545억 원 가운데 체불임금 250억 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매각 대금을 받는 것을 예측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이스타항공 사측이 지난달 말 노동자들에게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휴업 수당 반납 등을 통해 150억 원 가량을 마련할 것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는 이스타홀딩스 측에서 545억 원을 받아도 남는 돈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이스타항공 노조 측에 따르면 "본인들 말로는 545억 원 가운데 전환사채가 200억 원이고 세금이 80억 원이고 은행 채권이 100억 원 되고 각종 갚아야 할 돈이 얼마고 해서 남아 있는 돈이 없다고 했다"고 전해진다. 이스타항공 사측이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포함한 이스타홀딩스 오너 일가가 출연할 사재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노조 측은 "전환사채는 곧 주식을 발행하고 거기에 대한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인데 전환사채 때문에 돈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또 이스타홀딩스 주식도 일종의 사재인데 남아 있는 이스타항공 주식 48% 가량을 매각해서라도 체불임금을 충분히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48% 가량의 주식을 매각하지 않는 것에는 이상직 국회의원이 임기가 끝난 이후 다시 회사의 실질적 오너가 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이다. 추가로 3%의 지분만 매입하면 다시 실질적 오너가 될 수 있어서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돼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공동경영체제로 가기로 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 노조. [황금빛 기자]
이스타항공 노조. [황금빛 기자]

이처럼 체불임금을 놓고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인수 작업이 완료되는데 는 결국 체불임금 해결이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황용식 교수는 "재무적인 관점에서 현재 항공업계 상황에선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에 지급한 이행보증금 115억 원을 포기하더라도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면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날 항공 수요, 이스타항공이 갖고 있는 슬롯 등이 중장기적으로 인수해야 한다는 결론을 가져와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세 번째 제도적 관점을 볼 수 있는데, 이스타항공은 항공 노선이라든지 사업 인허가라든지 모든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국토부 입장에서 애물단지인데다가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항공사라 중장기적으로 제도적 관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면서 "결국 제주항공 측에서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하라고 명확하게 제시한 것은 인수 의지가 있지만 인수 후에 해결이 안 되면 골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전략적 관점과 재무적 관점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제도적 관점 또한 무시할 수 없으니 공동의 문제인 체불임금 해결을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내민 거라 인수 작업 마무리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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