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카카오를 비롯한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가 카니발 액화석유가스(LPG) 모델 출시를 원하고 있지만, 카니발을 생산하는 기아자동차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기아차가 결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수요가 담보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벤티에 카니발 차량을 도입하기 위해 택시 기사들을 모집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선착순으로 20명을 모집해 테스트를 거친 뒤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T벤티는 지난해 12월 스타렉스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운행대수가 110여대까지 늘어나면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카니발을 새롭게 도입함으로써 벤티 서비스를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벤티에 참여하려면 11인승 카니발 LPG 모델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대형승합 택시 사업은 LPG 차량만 가능하다. 또한 LPG 차량을 활용해야 수익성도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LPG를 이용해야 세제혜택 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을 높이려면 무조건 LPG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아차는 카니발을 디젤·가솔린 모델만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카카오는 가솔린 모델을 자체적으로 LPG로 개조해 샘플링 차량 한 대를 제작했다. 개조 이후에도 11인승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기사 모집에 나선 만큼 샘플링 모델이 서비스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카니발 벤티에 참여하는 기사들은 LPG 개조 비용을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일반 공업소 등에서 진행하는 개조 비용은 300만~4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카카오T벤티가 요구하는 차량내 디스플레이 등의 설치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카카오 측은 택시기사들이 부담해햐 할 개조비용을 현재 책정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기아차가 카니발 LPG 모델을 출시해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관계부처인 국토교통부 등에도 기아차가 카니발 LPG 모델 생산에 나설 수 있도록 설득해달라는 민원을 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아차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카니발 LPG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엔진만 교체하는 것이 아닌 차량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래도 힘이 떨어지는 LPG 엔진을 탑재했을 때 차량의 성능이 유지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더 큰 문제는 꾸준한 수요다. 카니발은 지난해 6만3천706대가 판매된 기아차의 효자모델이다. 기아차 입장에서는 LPG 모델이 출시했는데 판매량이 수천대 수준에 그치면 개발비도 뽑기 어렵다. 무엇보다 꾸준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카니발 LPG 모델을 출시했을 때 당장의 판매량도 문제지만 수요가 지속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면서 "차량 성능과 관련한 문제도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업계는 타다를 통해 카니발 택시의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LPG 모델이 나오면 충분히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타다는 2018년 10월 카니발 300대로 서비스를 시작해 1년여만에 1천500대까지 운행 차량을 늘린 바 있다.
기아차가 지난해 9월 카니발 11인승에 가솔린 모델을 추가한 것도 향후 LPG 모델 생산을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기존에는 7·9인승에서만 가솔린 모델이 운영했고, 11인승은 디젤 모델만 생산했었다. 이 때문에 11인승 가솔린 모델 출시가 택시 업계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타다는 운행 중이던 디젤 차량 전체를 가솔린으로 교체한다고 호응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타다가 서비스를 이어갔다면 택시용 카니발 수요는 꾸준히 이어졌을 것"이라며 "카카오가 이미 검증된 카니발 택시 서비스를 시작하는 만큼 카니발 LPG 모델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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