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전동킥보드를 타고 차도와 자전거도로, 인도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달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걱정이 앞섭니다.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하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골치가 아파지기 때문입니다."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관련 사고가 늘어나고 있지만 보험을 통해 보장받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개인의 경우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이 없고, 공유업체의 경우에는 대부분 기기결함이 아니면 보험을 통해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가 없다. 이에 공유업체들이 수익성에만 몰두하고 이용자 보호에는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상륙한 라임의 경우 이용자 탑승 중 사고 발생 시 보험 처리가 어렵다. 라임 측은 기기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났을 경우에만 글로벌 보험을 통해 최대 100만달러까지 보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용자 과실인 경우에는 보험을 통해 보장을 받을 수가 없다.
라임 관계자는 "기기결함이 아닌 사고 발생 시 이를 보장하는 보험도 현재 도입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가장 이용자가 많은 킥고잉은 기기결함으로 인한 사고 시에만 1억원 한도로 대인 보상이 가능했다. 문제는 기기결함을 판단하는 주체가 서비스 운영사라는 점이다. 이는 향후 결함 판정을 두고 이용자와 다툼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
그나마 씽씽이 이용자를 가장 두텁게 보호하고 있다. 씽씽은 기기결함으로 인한 사고 시 2천만원 한도로 대인과 대물 모두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 이용자의 과실인 경우에도 보장하고 있지만 100만원 한도에 그쳤다. 기기결함 판단 역시 킥고잉과 마찬가지로 서비스 운영사가 맡는다.
즉 공유업체에서 일시적으로 전동킥보드를 빌려 운행하다 이용자의 과실로 사고를 낼 경우 대부분 본인의 돈으로 합의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는 향후에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분쟁의 소지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 이에 공유업체들이 시장 공략과 수익성에만 몰두하고 이용자 보호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전동킥보드가 의무보험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보험사들도 위험률 파악이 어렵고 이륜차인지 자전거인지 명확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전용 상품 출시에 소극적이다.
현재 개별적으로 전동킥보드를 소유한 사람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은 전무하다. 일부 보험사가 일반 보험의 단체가입 형태로 취급하고는 있지만 이는 보험사와 계약한 킥보드 업체 이용자에 한해서만 제공된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무보험 상태로 위험한 질주를 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전동킥보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점이다. 삼성교통안전연구소에 따르면 삼성화재에 접수된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는 지난 2016년 49건에서 지난해 890건으로 3년 새 18배 가량 급증했다.
정부가 올해 말부터 자전거도로 통행을 허용하고 만 13세 이상이면 면허가 없더라도 운행이 가능하도록 전동킥보드 규제를 완화하면서 사고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유업체들이 보험한도를 올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보험료가 올라가기 때문에 부담이 될 것이다"라며 "보험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동킥보드가 이륜차인지, 이륜차라면 의무보험 가입 대상인지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선결과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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