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중국 지리자동차가 쌍용자동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과거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상하이자동차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 매각을 위해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한 가운데 중국 지리차가 실사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쌍용차 지분 7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쌍용차 경영권을 매각할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주간사를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지난해 경영 정상화를 위해 향후 3년간 5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마힌드라가 2천3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나머지 2천700억원은 자산매각과 금융권 대출 등을 통해 해결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마힌드라의 경영상태도 어려워졌다. 결국 마힌드라가 자금지원 계획을 철회하면서 쌍용차는 더욱 심각한 경영위기에 빠졌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정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면서, 마힌드라도 결국 발을 빼기로 결정한 했다. 최대주주인 마힌드라가 발을 빼는 상황에서 정부도 지원도 받지 못하면 매각이 불가피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잠재적 인수자가 나타나면서 재기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지만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새로운 주인 후보가 중국 업체라는 점이 문제다.
쌍용차는 지난 2004년 경영난에 빠지면서 중국 상하이차에 인수된 바 있다. 하지만 상하이차는 인수 4년 만에 경영권을 포기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당시 대규모 구조조정과 대량해고가 진행되면서 벌어진 '쌍용차 사태'는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상하이차는 당초 쌍용차에 약속했던 투자를 거의 하지 않고, 쌍용차가 보유한 기술에만 관심을 보였다는 지적이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상하이차가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77일간 이어졌던 '쌍용차 사태'는 최근 해고자들이 복직하면서 11년만에 완전히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지리차가 인수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중국 업체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하는 과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를 5천2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두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1천3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고, 최근 400억원의 긴급자금도 지원했다. 현재 마힌드라가 보유한 쌍용차 지분 가치는 2천500억원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가는 3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완성차 업체를 인수하는 금액으로는 높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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