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애플이 '탈인텔' 전략에 공식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아이폰·아이패드에 이어 맥에도 자체 설계한 ARM칩 기반 프로세서를 탑재한다. 당초 예상과 달리 이날 바로 ARM칩 탑재 맥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연말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애플은 22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WWDC(세계개발자컨퍼런스) 20'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언급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오늘은 맥의 역사적인 날"이라며 "맥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흥분한 적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의 이날 공식 발표로 그간 맥에 탑재됐던 인텔의 X86 아키텍처 기반 프로세서는 순차적으로 빠지게 된다. 프로세서 기반이 달라지면 소프트웨어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한번에 바로 자체 칩으로 전환하는 대신 시간을 두고 전환키로 했다.
애플에 따르면 2년 내 모든 맥 제품에 인텔 프로세서 대신 ARM칩 바탕의 독자 프로세서를 장착할 예정이다. 애플의 독자 칩 전략이 아이폰, 아이패드뿐만 아니라 맥으로도 확장되는 것이다. 애플은 우선 올 연말 맥북 중 특정 모델에 자체 칩을 탑재해 출시할 계획이다. 맥북 프로와 아이맥 등이 거론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장착되는 AP인 A시리즈는 ARM의 칩을 바탕으로 애플의 자체 설계에 의해 구성된 제품이다. A시리즈는 동급의 엑시노스·스냅드래곤 등 모바일용 AP와 비교해 확연하게 높은 성능을 구현한다. 다만 애플은 맥에는 지난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해 왔는데 이는 인텔의 프로세서가 PC에 최적화된 형태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ARM 기반 칩의 경우 기본적으로 저전력을 통한 높은 효율을 낸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주로 스마트폰에 적용돼 왔는데, 애플은 맥에 인텔 대신 ARM칩을 탑재하면서 높은 전력 효율성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저전력으로 고성능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조니 루지 애플 하드웨어 기술 담당 수석부사장은 "데스크톱 PC는 성능이 높지만 전력 소모가 크고 노트북PC는 전력 효율성이 좋지만 성능이 낮다"며 "ARM칩은 맥에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이폰용 운영체제인 iOS와 아이패드용 운영체제인 iPadOS 앱에서 실행되던 앱들을 앞으로 맥용 운영체제인 MacOS에서도 기본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이날 애플은 새로운 MacOS인 '빅서(Big sur)'에서 ARM에 맞게 새로 프로그래밍된 어도비 라이트룸 등을 시연했다. 아이폰·아이패드·맥 간 연결성이 더욱 긴밀해지는 셈이다. 애플은 대부분의 iOS 앱이 맥OS를 통해서도 구동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또 기존 인텔 프로세서에 호환되는 앱을 ARM칩에서도 호환될 수 있게 변환해 주는 프로그램인 '로제타2'도 공개하면서 각종 소프트웨어를 통한 독자 칩 전략 굳히기에도 들어갔다. 개발자들이 애플 칩 탑재 맥용 소프트웨어를 미리 개발할 수 있는 하드웨어 킷인 '개발자 트랜지션 키트'(DTK)도 판매한다. 맥미니에 A12Z 애플칩을 탑재한 맥 시스템으로 최신 맥OS 빅서 베타와 X코드 버전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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