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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샌드박스'로 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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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산업부 '샌드박스 심의委' 25일 개최…8건 승인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대한민국 국민은 끝까지 보호합니다." 코로나19 악몽에 휩싸인 해외근로자 등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가 샌드박스 임시허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일명 '스마트 글러브' 등도 사업화 길을 열었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첫 민간 샌드박스로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자동차 소프트웨어 무선업데이트 ▲홈 재활치료 기기 스마트 글러브 ▲공유미용실 ▲AI 주류판매기 ▲렌터카 활용한 펫 택시 서비스 ▲드론 활용한 도심 시설물 점검 서비스 등 8건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민간 샌드박스의 이슈는 단연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진료였다. 특히 UAE·카타르 등 중동지역의 코로나 확진자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5천여명에 이르는 한국인 근로자를 가만 두고만 볼 건가'였다.

대한상의는 민간 1호 샌드박스로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를 신청했다. 대한상의는 "해외 현지에서 자국민 우선정책으로 인해 현지 병원 접근이 배제되거나 언어·의료 접근성 문제로 인해 의료서비스 이용에 애로를 겪는 국민들이 많다"며 "특히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중동지역 해외근로자들로부터 SOS가 줄 잇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는 "처음 사업계획서를 들고 서울대 병원 등을 찾았는데 120% 공감해줬다"며 "코로나로 어려움 겪는 재외국민들을 위해 국내 의료진이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데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에 산업부·복지부는 '대한민국 국민은 끝까지 보호한다'는 취지해서 샌드박스를 통한 임시허가를 부여했다.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예시 [대한상공회의소]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예시 [대한상공회의소]

실제 ▲해외 거주 한국인이 앱에 증상을 입력하면 ▲국내 대형병원 의사가 전화‧화상‧앱을 통해 랜(LAN)선 진료를 한다. ▲국내 의사들이 처방전을 발급하거나 일반의약품 복용을 안내하면 ▲환자들은 현지병원에서 처치 등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현행 의료법상 의사-환자간 진단·처방 등은 의료행위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2년간의 임시허가를 부여했다. 복지부는 추후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서비스 제도화에 착수할 예정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한시가 급하다. 하루라도 빨리 사업진행 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태희 상근부회장은 "해외 거주 한국인은 자국민 우선정책으로 현지병원 이용이 어려운데다 신뢰할 수 없는 현지 의료, 언어 문제로 애로가 많았다"며 "코로나로 떨고 있는 재외국민에 실질적 도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홈 재활 치료기기 및 서비스 일명 스마트 글러브(네오펙트)도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스마트 글러브는 거동이 힘든 소아마비, 뇌졸중 환자가 병원을 가지 않고 집에서 재활훈련을 하도록 돕는 재활훈련 기기다. 미국 등 4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국내는 비대면 진료 금지로 시장 출시를 못했다. 심의위는 해당 제품과 서비스에 실증특례를 부여하고, 소아마비‧뇌졸중 환우 2천여명을 대상으로 의사의 최초 처방 범위내에서 '비대면 상담 및 조언'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미국의 무인편의점 '아마존 고'의 자판기 버전이라 불리는 'AI 주류판매기'(도시공유플랫폼)도 시장 테스트에 나서게 됐다. AI 주류판매기는 소비자가 사전 성인 인증을 하면 냉장고 문이 열리고, 자판기 내에서 물건을 집고, 그냥 가져가면 된다. 물건을 꺼내면 AI가 물건을 인식해 자동 결제된다. 미성년자의 주류 구입을 사전 차단할 수 있고, 신분증 도용을 통한 고의적 주류 구입으로 인한 '소상인 피해'를 막을 수 있다.

20년 전 낡은 제도에 막힌 공유미용실(제로그라운드)도 문을 연다. 공유미용실은 1개 미용실 사업장 내에 다수 미용사가 입주해 샴푸실·펌기계 등 시설‧설비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미용사는 권리금이나 인테리어비 등 별도 비용 없이 고정 멤버십만 내면 창업이 가능하다. 플랫폼 사업자는 미용사에게 공간과 설비, 미용재료, 마케팅을 제공해 사업화를 지원한다.

자율비행을 통해 도심 내 시설을 점검하는 순찰드론(무지개연구소)도 이륙 준비에 들어갔다. 자율 비행 드론에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해 열배관 파손 여부를 점검하고, 고해상도 카메라를 탑재해 도로 노면 파손 여부를 감지하는 서비스다.

승차 거부 없는 반려동물 운송 택시(나투스핀)도 영업을 개시했다. 반려동물과 동반승객이 앱을 통해 반려동물 운송을 예약하면 렌터카를 활용한 펫택시가 운송하는 시스템이다. 반려동물 운송에 타다 모델을 적용한 서비스다.

자동차 소프트웨어도 스마트폰처럼 언제 어디서나 무선 업데이트(현대차, Over-The-Air)가 가능해진다. OTA는 기존 정비소에서만 가능했던 자동차 전자제어장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무선통신을 이용하여 직접 업데이트하는 서비스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국무조정실·산업부의 적극적 지원 아래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가 첫 발을 내딛은 가운데 비대면진료·공유경제·펫테크 등 국민 편익을 높임과 동시에 AI자판기·드론·OTA 등 산업 연관효과가 큰 사업들이 시장에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신사업 효시가 될 혁신제품과 기술의 출시를 지속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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