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이달부터 보험사들의 의료자문 현황이 공개됐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푸본현대생명이, 손해보험사는 하나손해보험의 의료자문실시율이 가장 높았다. AIA생명은 의료자문을 통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비율이 절반 가량이었고, 손보사 중에서는 AIG손해보험이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률이 가장 높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지난 1일 의료자문 건수 및 전체 보험금 청구 대비 의료자문 실시율, 의료자문에 따른 부지급 건수와 비율 등을 포함한 개별 보험사의 의료자문 현황을 각각 공시했다.
의료자문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여부를 심사할 때 의학적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한 경우 별도의 의료기관으로부터 자문을 받는 제도를 말한다.
의학 전문가의 판단을 통해 과잉진료나 보험사기를 막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지만 일각에서는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보험사들이 의료자문 제도를 악용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별 의료자문 의뢰건수와 의료기관 명만 공시하던 것을 이제는 의료자문 실시율과 의료자문을 통한 부지급율 등도 함께 공시하도록 했다.
개별사별로는 푸본현대생명의 의료자문실시율이 0.67%로 전체 보험사 중 가장 높았다. 푸본현대생명은 2만9천569건 가운데 199건을 의뢰했다. KDB생명(0.33%), 오렌지라이프(0.31%)가 뒤를 이었다.
손보사 중에서는 하나손보가 8만5천991건 가운데 252건(0.29%)을 의뢰하면서 의료자문실시율이 가장 높았다. AXA손해보험이 0.28%, NH농협손해보험은 0.26%를 기록했다.
AIA생명은 의료자문을 통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비율이 가장 높았다. AIA생명은 지난해 하반기 111건의 의료자문을 실시해 55건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률이 49.55%를 기록했다. 푸본현대생명은 43.22%였고, 한화생명은 2천2건 중 643건(32.12%)을 지급하지 않았다.
AIG손해보험은 의료자문을 통한 부지급률이 14.29%로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두자릿수를 넘겼다. 하지만 5만3천21건 중 7건의 의료자문을 실시해 1건을 지급하지 않았기에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다. 에이스손해보험은 9.62%였고, 한화손해보험은 2천894건 중 258건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8.91%를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의료자문실시율 자체가 매우 낮고, 이마저도 의심 건에 한해서만 실시하고 있다"며 "의료자문에 대한 의혹이 있다면 향후 독립적인 의료자문 기구를 만들어 소비자를 보호하면서 자문제도의 취지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교보라이프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은 보험금 청구건 가운데 단 한건도 의료자문을 실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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