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지난 8일 국회에서 진풍경이 연출됐다. 프로게이머의 전설인 '황제' 임요환과 국회의원들이 나란히 PC에 앉아 '스타크래프트' 한 판 승부를 벌인 것. 이날 임요환은 테란의 궁극 무기인 핵을 연달아 투하하는 등 압도적인 실력 격차를 보였다.
국회에 때 아닌 게임판이 벌어진 것은 게임을 비롯한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을 꾀하는 의원들의 연구단체 '문화콘텐츠포럼'이 이날 창립했기 때문이다. 문화콘텐츠포럼은 정쟁 관계인 여야 의원들이 콘텐츠라는 접점을 매개로 함께 힘을 합치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그동안 게임은 '애들이나 하는 놀이', '해로운 존재' 취급을 받아왔다. 매년 국정감사에서도 늘 도마위에 오르는 단골손님이기도 했다. 모두 '게임은 해롭다'는 부정적 프레임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수적인 곳 중 하나인 국회에서 게임 승부가 열렸다는 것은 이같은 프레임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 단순히 게임 한판 벌어진 걸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러한 기세를 이어나가 정치권에서 더 많은 게임 관련 입법이 이뤄지길 바란다. 이달 초 여야 의원들이 나란히 게임 창작 의지를 독려하기 위해 등급분류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게임법 개정안을 발의한 점은 긍정적이다. 이처럼 지금은 규제보다는 진흥 쪽에 초점이 맞춰진 법안들이 지속해서 나와야 할 때다.
고질적인 문제를 해소해주는 방향도 바람직하다. 실제 앞서 정부가 게임산업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했을 때도 경미한 내용에 대해서는 게임물 내용 수정 신고를 면제하겠다고 하자 산업계의 큰 환영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 큰 그림도 좋지만 디테일을 챙기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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