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국내 OTT가 물리적 통합은 어려울 수 있으나 선한 동료 의식을 가지고 프로젝트 연대 등 다양한 실험적 동행을 계속해야 한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은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한국IPTV방송협회(IKBA)가주최한 스터디 연사로 나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디어 생태계 지형 변화' 발표 후 지속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의 OTT 연대를 강조했다.
노 실장은 "국내 미디어 플랫폼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K콘텐츠가 그렇게 희망이 없는 듯하진 않다"며, "우리나라가 전세계 1위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은 아니지만 좋은 방식의 동료 의식을 가지고 오리지날 콘텐츠를 공동으로 제작한다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 플랫폼 포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실제로 미국을 제외한다면 한국의 콘텐츠 경쟁력이 나쁘지 않다"라며, "플랫폼 경쟁은 역동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넷플릭스도 몇년 뒤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노 실장의 전망은 지속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국내 미디어 시장 생태계에 따른 진단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는 있으나 생태계를 이루는 중심축이 흔들리면서 전체적으로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미디어 생태계의 위기는 여러 곳에서 발현되고 있다. 닐슨코리아의 상반기 미디어 리포트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TV 시청량 추이는 지난 2월부터 급격하게 올랐으나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평년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같은 기간 내 해외 SVOD 사업자와 광고기반 미디어 플랫폼은 크게 성장했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와 구글 유튜브다. TV 시청률이 평년화된다고 한다면, 넷플릭스 등의 가입양상도 평년수준으로 돌아서야 하는데 상승된 기조를 꾸준히 유지 중이라는 것.
노 실장은 "약정인 방송통신상품과 달리 넷플릭스와 같은 SVOD는 1개월 무료로 이용하고 유료전환하는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있다"라며, "어떤 시리즈물이 나오고 오리지널이 나오는가에 따라 이탈률이 높은데, 코로나19임에도 넷플릭스의 이탈률이 적다는게 의미가 남다르다"라고 말했다.
가파른 성장곡선을 보이는 해외 OTT와는 달리 국내 미디어 시장은 코로나19로 기형적 하락을 겪고 있다.
노 실장은 "시청률의 증가는 광고수익의 증가로 이어진다는게 통상적인 상식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시청률이 증가하더라도 시장경제가 악화됨에 따라 광고수익은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또한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VOD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료방송 VOD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신작이 없기 때문이며,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반증이다"라며, "영화 산업이라는 한축이 않좋아지면 연관된 다른 곳들도 안좋아지면서 전반적인 생태계가 약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같은 위기 상황 극복으로 위해서는 동료 의식을 통한 협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실장은 "우리나라가 넷플릭스 같은 큰 플랫폼을 만들기에도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기도 어렵다"라며, "정부가 5대 글로벌 OTT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국내 사업자가 오히려 뭉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넷 생태계에 있는 사업자들 역시 깊은 논의를 통해서 공적책무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라며, "지상파, 유료방송사, PP 들간의 갈등 역시 정부가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많이 만들어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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