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사내 정당한 노조 활동을 인정하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방침 선언 이후 삼성 주요 계열사 중 첫 노사 합의다. 향후 다른 삼성계열사로의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29일 삼성디스플레이 및 금속노동조합연맹 소속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노조)에 따르면 이달 28일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충남 아산 사업장 내 노조 사무실 제공과 교섭기간 내 노조 유급 전임자 2명 인정, 회사 내 정당한 노조 활동 인정 등을 시행하는 방안에 임시 합의했다.
노조는 내달부터 전임자 활동을 시작해 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을 준비할 예정이다. 조합 사무실은 이날부터 장소 물색을 시작, 같은 달 14일 개소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삼성에서 다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이후 삼성 주요 계열사 중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노사 간 합의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삼성의 노조 문제로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사과드린다"며 "노동 3권을 철저히 보장하고 노사의 상생, 건전한 노사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공동명의 입장문을 통해 "노사 문제로 인해 많은 분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1938년 창립 이후 80년 넘게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삼성 측의 입장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는 셈이다.
이에 재계 등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를 기점으로 삼성의 타 주요 계열사 전반에 이 같은 노사 간 기류 변화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현재 삼성 주요 계열사 중 삼성전자서비스·삼성엔지니어링·에스원 등은 민주노총 산하에,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화재 등 한국노총 산하에 노조를 두고 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측은 이번 합의가 임시인 만큼, 향후 교섭 및 단체협약 추이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 9일 진행한 사측 과의 5차 단체교섭이 결렬되자,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를 요청한 바 있다.
노조 측 관계자는 "기본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단체협약 전까지 사무실 제공과 전임자·정당한 노조 활동을 인정하기로 임시 합의한 것"이라며 "향후 교섭 날짜는 아직 미정으로, 단체협약 체결까지는 시일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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