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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재용, 檢 압박 속 올해만 17번째 현장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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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여부 다음달 초 결정될 듯…현장서 '초격차' 전략 의지 강화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 경영'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딛고 2분기에도 8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 갈등, 검찰의 움직임 등에 따른 대내외적 이슈로 사업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시무식과 동시에 경기 화성 반도체연구소 방문을 시작으로 이달까지 총 17회에 걸쳐 국내외 주요 사업 현장을 찾았다. 삼성이 운영하는 사업장을 점검하기 위한 방문만 놓고 보면 이날 간 온양사업소를 포함해 올 들어 8번째다.

재계 관계자는 "2018년과 지난해에는 글로벌 네트워킹 강화를 위해 이 부회장이 해외 현장을 주로 점검했다"며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사업장을 점검하는 일이 좀 더 많아진 듯 하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방문해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방문해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설 연휴에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법인을 방문한 후 2월에 경기 화성 극자외선(EUV) 전용 반도체 생산 라인 점검에 나섰다. EUV 공정은 극자원선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기술로, 삼성전자의 대표적 초격차 기술로 꼽힌다.

3월에는 구미 스마트폰 공장과 아산에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5월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찾았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방문한 첫 사례다.

6월에는 파운드리·시스템LSI·무선사업부 사장단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화성 반도체 공장과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충남 세메스를 방문했다. 특히 이달에는 현장 경영 속도를 더 높여 수원 사내벤처 C랩 간담회와 부산 전장용 MLCC 생산라인 점검, 온양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점검 등에 나섰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지난 5월 '대국민 사과'에서 '뉴 삼성'을 선언한 후 현장 경영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며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현장 방문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를 둘러싼 최근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쇼크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으로 경영시계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검찰까지 이 부회장을 옥죄고 있어서다. 검찰은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다음달 초쯤 결론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이 기소 여부를 수사위 판단에도 한 달째 결정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시라도 '초격차' 전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이 부회장의 절박함을 엿볼 수 있다"며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1년간 경영 공백을 경험했던 이 부회장 입장에선 대내외적 압박이 커진 만큼 과감한 의사 결정을 위해 현장에서 다급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이 같은 분위기는 이 회장이 현장을 찾을 때마다 내놓는 메시지에도 녹여져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화성 반도체사업장에서 "잘못된 관행은 폐기하자"며 "과거의 실적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선 "거대한 변화에 선제 대비해야 한다"며 "시간이 없다. 때를 놓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삼성종합기술원을 방문했을 때는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될 때 벽을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에 방문한 MLCC 생산현장에선 임직원들에게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날 찾은 온양사업장에선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점검한 후 "포스트 코로나 미래를 선점해야 하는 만큼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도전해야 도약할 수 있다. 끊임없이 혁신하자"고 주문했다.

이 부회장의 메시지가 통한 듯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에서 일단 선방한 모습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한 8조1천463억 원, 매출액은 5.6% 감소한 52조9천661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7.2% 증가한 5조5천551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도 15.4%로 크게 개선됐다.

또 이 부회장은 현장 경영에 적극 나선 만큼 미래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위해 올 상반기 동안 시설 투자에도 돈을 아끼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동안 시설투자로 17조1천억 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10조7천억 원 대비 6조4천억 원이 늘어난 수치다.

이 중 대규모 투자를 통한 기술·원가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는 14조7천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디스플레이는 1조6천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2분기에만 집행한 시설투자는 9조8천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분기 영업이익보다 1조6천500억 원이 많은 금액이다. 사업별로는 반도체가 8조6천억 원, 디스플레이가 8천억 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도전적인 상황 속에서도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AI·5G·전장 사업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신기술 개발 등 코로나 사태 이후 변화될 사회와 경제 환경에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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