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날씨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기록적인 장마와 폭우로 자동차 침수 피해가 이어지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가 예상되면서 손보사들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31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27일 오전 9시까지 집중호우로 인해 국내 4대 손보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에 접수된 차량 피해 건수는 1천620건으로 집계됐다. 추정손해액만 162억 7천만원에 이른다.
'물폭탄'을 맞았던 부산을 비롯한 경상 지역에서 참량침수피해가 집중됐다. 이 지역에서 접수된 차량침수피해는 1천478건으로 추정손해액은 153억3천900만원에 이른다. 서울·인천·경기는 44건, 광주·전라 27건, 대전·충청과 강릉·강원은 각각 18건의 차량침수피해가 접수됐다.
지난 29~30일에는 대전·세종·충남 지역에 폭우가 내려 차량 피해가 잇따랐다.
차량이 침수됐을 경우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은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을 통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손보사들은 긴 장마로 인한 차량 피해 등으로 인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될 수 있다며 고민에 빠져 있다. 특히 이번 장마는 중부지방의 경우 다음달 10일 이후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역대 가장 긴 장마기간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 더욱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100%를 웃돌며 손보사 실적 부진의 주범으로 꼽혔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반사이익을 누리며 개선세를 보였다. 실제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 3월 4개 손보사의 손해율은 76.2%~80.0%까지 개선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자동차 사고가 줄어들었다. 감염에 대한 우려로 경미사고인 경우에는 병원 방문을 기피하는 경향도 손해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지난 4월 79.7%~83.8%, 5월 80.4~82.0%, 6월 85.0%~85.5%로 손해율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이번 장마 피해가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손해율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코로나19로 인해 개선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여름휴가 기간인데다 긴 장마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손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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