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 방문을 기피하는 경향에도 불구하고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비급여 진료비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보험사들은 가입 문턱을 높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주요 4개 손해보험사의 상반기 실손보험 평균 손해율은 130.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손해율이란 보험사의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급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100%가 넘어가면 보험사가 받은 돈보다 지급한 돈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반기 4개 손보사의 실손보험 손실액은 7천159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실손보험 손실액이 1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감염증에 대한 우려로 병원 방문을 꺼림에도 실손보험 손해율이 악화된 배경으로는 비급여 진료비 증가가 꼽힌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병원을 찾는 환자는 줄었지만 비급여진료비가 늘면서 1인당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급증하고 있다.
의사의 판단으로 진료비와 진료량을 임의적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동일한 치료를 받더라도 병원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백내장 수술이 꼽힌다. 일부 병원에서는 백내장 수술 시 다초점렌즈를 삽입해 시력교정까지 한 뒤 실손보험을 청구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가입 문턱을 높이는 등 자체적으로 손해율 방어에 나섰다. 한화생명은 지난 5월 실손보험 신규 가입 연령 한도를 기존 65세에서 49세로 하향 조정했고, 동양생명도 60세에서 50세로 변경했다.
롯데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과 등은 방문진단심사 연령 기준을 낮췄고, 11개사는 판매를 중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악화되면 보험료를 올려야 하지만 금융당국의 눈치로 인해 쉽지 않다"며 "영업이 축소되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가입문턱을 높이는 것이 손해율 관리 측면에서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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