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1위 인텔 위협…"3Q 점유율 격차 더 좁힐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인텔과 점유율 격차를 5%p 미만으로 줄이며 위협에 나섰다. 인텔이 주춤한 사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증의 수혜를 삼성전자가 톡톡히 누린 효과다.

31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가 파운드리 전문업체를 제외한 반도체 기업의 지난 4~6월 매출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194억4천300만 달러를 기록한 인텔이 점유율 17.45%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39억1천만 달러를 기록, 12.49% 점유율로 2위에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인텔과 삼성전자의 매출 점유율이 각각 17.68%, 12.07%로 5.61%p 차이가 났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 2분기 동안 양사간 점유율 격차는 소폭 줄었다. 지난 1분기에도 인텔이 17.71%, 삼성전자가 12.38%로 5.23%p로 격차가 줄어든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는 4.97%p 차이로 좁혀졌다. 이는 올 상반기에만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각각 17%(DDR4 8Gb 기준), 6%(128Gb MLC)가량 오른 영향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재택근무, 온라인교육 수요 증가에 따른 클라우드 기업들의 서버 확충 호재로 호재를 누렸다"며 "삼성전자는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점유율을 지켰지만, CPU(중앙처리장치) 최강자인 인텔은 시장 점유율을 뺏겼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SK하이닉스도 판매 호조로 점유율 3위에 올랐다. 매출 점유율은 올해 1분기 5.33%에서 2분기에 6.18%로 늘었다. 4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1분기 4.44%에서 2분기 4.71%로 높아졌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반도체 설계업체인 엔디비아는 1분기 점유율이 2.46%에서 2분기에 2.66%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올해 3분기에는 서버업체들의 재고 증가로 반도체 수요가 줄어 가격 하락이 예상돼 상위 1~3위 기업들의 매출 점유율이 2분기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텔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3분기에도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더 좁혀질 것으로 관측된다. 옴디아는 3분기 전망치에서 매출 점유율이 인텔 15.78%, 삼성전자 11.76%로 예상했다. 격차는 4.02%p로, 2분기보다 1%p 가까이 좁힐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CPU 경쟁사인 미국의 AMD는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7나노(nm) CPU를 출시했다"며 "반면 인텔은 7나노 기술 경쟁력에서 뒤처져 자체 생산을 포기하고 외주화를 검토하며 입지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며 "최근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CMOS 이미지 센서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세계 상위 10개 반도체 기업 매출 순위에서는 인텔과 삼성전자가 각각 1위, 2위였다. 또 순수 파운드리 업체가 포함되면서 3위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차지했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4~5위로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삼성전자는 지난 30일 세계 최대 규모인 평택 반도체 2라인에서 D램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D램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고객 요구에 더욱 빠르게 대응할 것"이라며 "메모리 시장 확대에도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