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젠지 e스포츠(이하 젠지)가 오는 25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2020 롤드컵(LoL 월드 챔피언십)'으로 가는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젠지는 9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0 롤드컵 지역 선발전' 최종전에서 T1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꺾고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젠지는 담원 게이밍, DRX와 함께 올해 롤드컵에 출전하게 됐다. 3번 시드로 출전한다.
◆젠지, 팀명 바꾼 후 첫 롤드컵 우승 노린다
롤드컵 출전 여부가 걸린 단판 승부인만큼 양팀은 심혈을 기울여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젠지는 '라스칼' 김광희-'클리드' 김태민-'비디디' 곽보성-'룰러' 박재혁-'라이프' 김정민 선수가 출격했다. T1은 '칸나' 김창동-'엘림' 최엘림-'페이커' 이상혁-'구마유시' 이민형-'에포트' 이상호를 내세웠다.
1세트는 젠지의 승리였다. 젠지가 상대방의 킨드레드를 처치하며 선취점을 따냈다. 이후 바텀 듀오가 아펠리오스를 잡아내는 등 초반 킬 점수를 연이어 땄고, 16분경 한타와 19분경 교전에서 잇따라 우위를 점하면서 점수를 더욱 벌렸다.
T1은 25분경 젠지가 먼저 걸어온 한타에서 반격에 성공하며 킬 점수 역전까지 갔지만, 이후 용 앞 한타에서 다시 젠지에게 패하며 바론 효과를 빼앗겼다. 젠지가 그대로 상대 진영으로 돌격하면서 33분경 T1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2세트는 초반 T1이 기세를 점하기도 했지만 결국 젠지가 따냈다. 초반 교전에서 T1의 엘리스가 활약하며 우위에 올랐지만, 중반 이후 드래곤 지역으로 모이는 과정에서 젠지가 T1의 판테온과 엘리스를 연이어 잡아냈다.
T1은 19분경 사일러스의 대활약으로 다시 역전에 성공했으나 직후 젠지가 사일러스를 잡아내고 룰러가 T1 챔피언 중 4명을 킬하며 순식간에 재역전했다. 31분경 젠지가 T1의 넥서스를 깨며 승리를 가져갔다.
기세를 올린 젠지는 3세트도 따냈다. 초중반까지는 어느 한 편의 우위랄 것 없이 팽팽하게 경기가 전개됐다. 양팀이 킬 수는 비슷했지만, 젠지는 상대의 오브젝트를 간간이 파괴하고 드래곤 스택을 쌓는 등 조금씩 우위를 점했고 결국 중반 이후로는 킬 수마저도 따라잡았다.
젠지는 25분경 대지 드래곤의 영혼을 획득했고 여기에 내셔 남작까지 따며 분위기를 급격히 끌어왔다. T1의 영웅들을 처치해가며 그대로 T1의 본진으로 진격한 젠지는 결국 28분경 상대 넥서스를 파괴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결국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젠지의 완승으로 끝났다. 젠지는 2018년 이후 2년 만에 롤드컵에 복귀했다. 지난 2017년 전신인 '삼성 갤럭시' 시절 롤드컵 우승을 거머쥔 바 있는데, 이번에 3년 만에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린다. T1은 2년 연속 롤드컵 진출을 노렸지만 마지막 관문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페이커는 여섯 번째 롤드컵 진출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주영달 젠지 감독대행은 "플레이오프 탈락 후 팀 분위기가 그리 좋지는 않았는데 선수들이 잘 해 줬다"며 "정규리그 우승을 못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롤드컵이 또 한 번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0 롤드컵, 어떻게 진행되나
이로써 2020 롤드컵에 참가할 국내 팀들이 모두 가려졌다. LCK 우승으로 1번 시드를 거머쥔 담원 게이밍, 2번 시드를 차지한 DRX와 함께 이날 선발전에서 승리한 젠지가 3번 시드를 마지막으로 가져갔다. 세 팀 모두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건너뛰고 그룹 스테이지에 직행했다.
올해 롤드컵에는 총 22개 팀이 참석한다. 당초 24개팀으로 구성됐으나 베트남 리그(VCS) 소속 두 팀이 코로나19로 인해 불참을 선언하며 참가팀 수가 줄었다.
이로 인해 대회 진행 방식도 바뀌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 참가 팀 수가 12개에서 10개 팀으로 변경됐고, 10개 팀은 1라운드에서 각 5개팀씩 2개 조로 나뉘어 기존 '더블 라운드-로빈' 방식이 아닌 '싱글 라운드-로빈' 형식으로 대결한다. 팀간 2경기가 아닌 1경기만 치른다는 의미다. 각 조 1위 팀들이 그룹 스테이지로 직행하며 최하위 팀은 탈락한다.
이후 치러지는 2라운드에서는 3위와 4위 팀이 5전3선승제로 승리 팀을 가리고, 여기서 이긴 팀이 각 조 2위 팀과 다시 5전3선승제로 그룹 스테이지 진출 팀을 최종적으로 가린다.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한 팀은 LCK의 담원 게이밍, DRX, 젠지를 비롯해 LPL(중국)의 톱 이스포츠, JD 게이밍, 쑤닝과 LEC(유럽)의 G2 이스포츠, 프나틱, 로그, LCS(북미)의 팀 솔로미드와 플라이퀘스트, PCS(태평양)의 마치 이스포츠(대만) 등 12개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경기를 치를 10개 팀은 LPL의 LGD 게이밍, LEC의 매드 라이언스, LCL(독립국가연합)의 유니콘즈 오브 러브(러시아), LLA(라틴아메리카)의 레인보우7, TCL(터키)의 파파라 슈퍼매시브, LCS의 팀 리퀴드, PCS의 PSG 탈론(홍콩), 브라질(CBLOL)의 INTZ 이스포츠, 일본(LJL)의 V3 이스포츠, OPL(오세아니아)의 레거시 이스포츠(호주)다.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플레이-인 스테이지 1라운드가 열리고, 29일부터 30일까지 2라운드가 진행돼 최종적으로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할 팀을 가린다. 조별예선은 오는 10월 3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며, 이후 8강전과 4강전, 결승전이 이어진다. 결승전은 상하이 푸동 축구경기장에서 다음달 31일 치러진다.
롤드컵 진출팀이 확정되면서 참여 팀들은 모두 오는 18일 출국한다. 2주 간의 자가격리 후 다음달 2일부터 중국 내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
다만 조별리그가 다음달 3일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대진 일정에 따라서는 자가격리가 해제된 바로 다음날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 경우 자칫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초 1번 시드를 받은 담원 게이밍은 오는 11일 먼저 출국하는 방안도 고려했다. 그러나 '너구리' 장하권 선수가 최근 기흉 수술을 받아 회복 중인 관계로 18일로 출국 일정을 조정했다.
라이엇게임즈 측은 "18일 이전에 상하이에 도착할 수 있는 여러 대안을 검토했으나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불가능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서울에서 상하이로 가는 항공편이 주1회로 대폭 축소된 데다가 승객 간 거리두기로 인해 평소보다 좌석이 한정됐고, 타 지역 대비 상하이행 항공권 수요가 월등히 높아 부득이하게 18일 출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자가격리는 개인별로 따로 진행하며, 자가격리하는 장소에서는 경기를 대비해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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