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한국온라인쇼핑업계를 비롯한 이커머스 업계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공포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금융위원회의 소집을 보이콧했다.
10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금융위는 금융사, 핀테크, 이커머스 업계, 유관협회 등과 함께 신용정보법 시행령 관련 2차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이커머스 업계의 불참 속 회의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들은 이번 회의 논의 주제가 주문정보내역에 대한 사업자별 입장 및 범주에 국한된 것을 문제삼았다. 신용정보법 시행령에서 온라인 쇼핑 주문내역에 대한 정보 삭제를 논의할 것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5일 시행령을 공포하고 내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시행령에는 이커머스업체들이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 업체와 금융사들로 구성된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에게 주문내역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아닌 이커머스 업체들도 쇼핑 정보 제공 의무를 갖게 된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이 같은 시행령이 대형 금융업과 관련 없는 온라인 쇼핑업자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또 금융위가 올 초 발표했던 입법예고안과 다른 안을 공포하고, 주요 부처 및 업계와 협의하지 않는 등 절차상의 문제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주문내역정보는 모든 전자금융업자가 공통으로 보유한 정보가 아닌 만큼 법적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온라인쇼핑업을 해야만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타 업계에 제공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 관계자는 "주문내역정보에는 개인의 민감정보가 포함돼 있어 이 사실이 알려지면 오히려 데이터 산업 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항공, 숙박 해선지, 성인용품 구매 등 민감정보가 공유되는 사실을 알면 누가 마이데이터에 참여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절차적 정당성, 위임범위 등을 벗어난 신용정보법 시행령에서 주문내역정보 삭제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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