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4대 그룹 총수가 이달 초 만나 재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4대 그룹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탈퇴한 상태여서 앞으로 재계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단체가 어디일지, 어떤 통로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눴던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은 이달 초 서울 시내 모처에 모여 식사를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현재 일본에 체류하고 있어 이번에 참석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4대 총수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만난 것은 올해 초 대한상공회의소 신년회가 마지막이다. 이번에 이들이 모이게 된 것은 최근 재계를 둘러싼 여러 현안들에 대해 재계의 목소리를 어떤 경로를 통해 외부로 전달하면 좋을 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다. 그 동안 10대 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전경련을 통해 한 목소리를 냈지만,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4대 그룹이 나란히 전경련을 탈퇴하면서 재계의 의견이 예전만큼 정부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 외에 대한상공회의소나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재계의 목소리를 내왔지만 여러 현안과 관련해 한계를 드러냈다"며 "각 경제 단체별 이해관계도 엇갈리는 사안이 많아 재계 상위그룹이 중심이 돼 의견을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그 동안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재계는 최근 정부와 여당이 상법 개정안 등 이른바 '공정경제 3법'을 올해 정기 국회에서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4대 그룹 총수가 모였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한 의견을 함께 전달할 지에 대해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다만 각 그룹별 당면 과제가 달라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자리의 성격상 배터리 현안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구체적인 사업까지는 이번에 논의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상의의 유력 차기 수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앞장 서 재계 공통 현안에 대해서만 주로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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