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중 정서'로 인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힘을 쓰지 못할 때를 노려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23일 IT업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삼성 인도법인은 최근 중국 오포 출신의 수미트 왈리아를 모바일 마케팅 책임자로 재영입했다. 수미트 왈리아는 과거 삼성전자에 9년간 일한 경험이 있다.
이후 화웨이와 LG전자, 비디오콘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최근 1년간은 오포에 몸을 담으며, 오포가 인도에서 점유율 5위에 오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샘모바일은 "이번 영입은 삼성전자가 인도의 모바일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노력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 이전에 삼성에서 근무하다 현재 오포에서 일하고 있는 인력들이 다시 삼성에 합류하길 바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에 중저가 모델 갤럭시F 출시를 예고하기도 했다. 인도 스마트폰은 중저가 제품이 강세인 만큼 갤럭시F를 통해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라인인 갤럭시S·노트와 폴더블폰 Z시리즈, 중저가폰 갤럭시 A·M 시리즈를 판매 중이다.
인도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주력하는 지역이다. 인구수가 14억 명에 달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은 절반도 되지 않아서다.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기 좋은 조건이라는 것이다.
실제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지난 2월 취임 후 첫 간담회에서 "인도는 중요한 시장으로, 재도약을 위해 많은 연구를 했다"며 "올해 반등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인도 내 '반중 정서'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국경 분쟁 이후 인도에서 중국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지면서, 다른 국가 제조사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인도에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60~70%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기준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샤오미가 29%로 1위다. 삼성전자는 26%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비보, 리얼미, 오포 순으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 상위 5개 브랜드는 모두 중국 브랜드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5~6월 인도 내 스마트폰 판매량이 이전보다 10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인 애플도 인도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애플은 23일 온라인 애플스토어를 열고, 제품 판매에 들어갔다. 그동안 현지 전자상거래 기업을 통해 제품을 판매했는데, 처음으로 온라인 매장을 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은 판매량 확대 기회가 많은 곳으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주목하는 지역"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중국 제조사들의 빈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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