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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기금 손 내미는 항공업계…아시아나 이어 제주항공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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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도 이달 중 신청키로 가닥…지원 규모는 유보적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항공업계가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에 손을 내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 지원 1호 기업으로 결정된 가운데 제주항공이 2호 기업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대한항공도 이달 중 신청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15일 열리는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에서 제주항공 지원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늦어도 14일 중에는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구체적인 신청 시점을 못 박을 수는 없지만 늦어도 운용심의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신청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한다. [제주항공]
제주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한다. [제주항공]

그동안 정부는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해서는 기안기금 지원불가 방침을 내세우면서 제주항공도 대상에서 배제돼 왔다. 대신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 인수금융 형태로 1천700억원을 지원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수 불발로 지원이 무산됐고 제주항공의 경영위기도 가중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연결기준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1천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3분기에도 600억원대 순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자 정부도 지원불가 방침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주항공이 기금을 신청하면 지원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신청할 기안기금 규모는 인수금융 형태로 지원 예정이었던 1천7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제주항공은 지난 8월 유상증자를 진행해 약 1천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지만 경영 유지를 위해서는 향후 1년간 1천500억원 규모의 현금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항공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이 결정되면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2호 기업이 된다. LCC 중에서는 처음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11일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되면서 기안기금 2조4천억원 지원이 결정됐다. 기안기금이 투입된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경영정상화에 매진한 뒤 재매각이 추진될 예정이다.

항공업계 맏형인 대한항공도 기안기금을 신청하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자금 규모와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기안기금 1호 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돼 왔지만 자산매각, 유상증자, 비용절감 등의 자구책을 통해 신청을 최대한 늦춰왔다. 또한 항공화물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2분기 깜짝 흑자를 달성한 것도 기안기금 신청을 미룰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하지만 화물운임 상승세가 멈춰선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기안기금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당장 보다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체력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다. 자구안의 핵심 사항이었던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서울시의 공원화 추진으로 매각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대한항공이 기안기금 신청에 나선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편 항공업계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이 이어지면서 LCC 가운데 추가로 지원받는 항공사가 등장할지도 주목된다. 기안기금 지원 조건인 총차입금 5천억원 이상, 근로자수 300명 이상을 충족하는 LCC는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2곳뿐이다. 하지만 LCC들의 경영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LCC 지원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LCC들이 망하는 일이 없도록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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