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10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이후 6년 동안 투병했으며, 이날 사망했다. 고인은 지난 1942년 태어났으며, 부친인 고 이병철 삼성창업주가 별세한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회사를 이끌었다.
이 회장이 삼성을 맡으면서 이룬 성과는 재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바이오 등 신사업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는게 재계의 시각이다. 특히 '품질중시 경영'으로 대표되는 신경영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각 분야에서 일본의 다수 경쟁 기업들을 누르는 성과를 이뤘다. 이 회장은 27년간 삼성을 이끌었으며 그간 시가총액을 300배 이상 불렸다.
이 회장은 삼성을 내수 소비재 업체에서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반도체-모바일-가전'이 삼각축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삼각축으로 구성된 사업 포트폴리오는 전 세계 어떤 IT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삼성은 90년대 초반 휴대폰 사업에 진출한다. 산악지형이 많은 국내에서 잘 터진다는 의미로 '애니콜' 브랜드를 내세웠지만, 당시 글로벌 선두업체인 모토로라나 노키아 제품과 비교하면 통화 품질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이 회장은 1995년 3월 구미 사업장에서 ‘애니콜 화형식’이란 충격요법을 동원한다. '품질은 나의 인격이오 자존심'이란 현수막을 내걸고 임직원 2천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량 휴대전화와 팩시밀리 등 15만 대를 불태웠다. 애니콜 화형식을 계기로 11.8%에 달했던 삼성 휴대폰의 불량률은 2%대까지 떨어졌다.
애니콜은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역사이자 오늘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이어가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기술의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는 평가는 받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만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약 20년간 이어진 애니콜의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한 해의 대규모 손실보다 제품과 회사 브랜드의 영속성과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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