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예상 밖 흥행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인프라코어의 중국 법인(DICC) 소송 문제가 변수가 되고 있다.
인수 후보자들은 국내 건설·기계 1위 두산인프라코어가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1조원에 달할 수 있는 소송 리스크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향후 최종 인수 후보가 정해지더라도 DICC 소송 향방에 따라 매각가가 결정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에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MBK파트너스, 글랜우드PE, 유진기업, 이스트브릿지,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예상보다 많은 기업, 사모펀드 등이 참전하면서 인수 경쟁 열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두산은 이르면 이달 중 본입찰을 실시하고 연내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매각가는 7천억~1조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인수전이 진행될수록 DICC 소송이 최대 난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1년 DICC를 설립하면서 20% 지분에 해당하는 자금 3천800억원을 IMM,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금융투자PE 등으로부터 유치했다. 향후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두산인프라코어 보유 지분 일부까지 팔 수 있는 계약(동반매도청구권)이었다.
이후 상장이 불발되자 투자자들은 지분을 다시 파는 과정에서 인프라코어 측이 실사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이었다며 인프라코어를 상대로 2015년 주식매매대금 지급 소송을 걸었다. 1심은 두산, 2심은 투자자들이 승소했고 대법원 판결만 남은 상황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최종 패소하면 주식매매대금에 법정이자와 지연이자 등을 더한 최대 1조원에 달하는 돈(우발 채무)을 지급해야 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승소하더라도 투자자가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하면 DICC를 제 3자에게 팔 수 있다. 인프라코어에서 DICC가 떨어져 나가는 셈이다.
두산이 DICC 투자자들과 합의해 지분 20%를 다시 사올 수 있지만 이도 수 천억원의 자금이 든다.
두산은 인수 의향자들에게 소송 관련 우발 채무를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명확한 방식을 제시한 것은 아니라고 알려졌다. 인수 후보자들로선 DICC 소송 부담을 어디까지 안고 가야 하는지 불확실성이 큰 셈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DICC 소송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이것이 어떻게 해결될지 안 나와 있다"며 "확정적인 인수구조가 안 나와서 현재 정확한 답변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DICC 소송 문제는 두산이나 인수 후보자들이 모두 알고 있던 사안이기 때문에 매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우선 협상자와 두산이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DICC 소송은 돌발 변수가 아니기 때문에 두산이나 인수 후보자가 협상 과정에서 분담 규모 등을 논의할 수 있다"며 "매각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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