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유력해진 가운데, 그의 공약대로 재정확대에 나설 경우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도 상승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상관계수가 높은 국고채 금리도 덩달아 상승하기 때문이다.
6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한국 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총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대통령 당선 기준이 되는 선거인단은 270명이다. 조지아주 등 몇 개 주에서 경합을 벌어지고 있긴 하지만 바이든 후보가 6명만 더 확보하면 되는 만큼, 당선이 유력하다고 볼 수 있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경제가 받는 영향도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게 금리다. 바이든 후보는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을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그 과정에서 한국의 국고채 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5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기조가 한국 경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에서 경기부양책 2조2천억달러와 인프라 관련 국채발행 확대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해 미 국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라며 "미국채 금리와 상관관계가 높은 국고채 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가중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한미 국채(10년) 금리간 상관계수는 지난 2015~2020년 0.786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한국도 내년도 확장적 예산에 따른 국채물량 확대가 예정돼있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당장 영향을 받는 게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의 '9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시장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4베이시스포인트(bp) 올랐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진다. 변동금리 대출은 대출기간 적용되는 금리가 시장금리에 따라 바뀌는 상품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특정금리연동대출 비중은 지난 1월 49.8%에서 9월 69.4%까지 늘었다. 10명중 7명이 변동금리 차주인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는 국채 금리를 기준으로 변동되는 만큼, 국채금리가 오르면 그에 연동된 대출 상품의 금리도 상승할 것이다"라며 "재정을 확대하려면 국채발행을 늘릴 테고 그 과정에서 금리가 높아지긴 하는데, 미국의 경제 상황이 회복된 게 아닌 만큼 금리가 올라가는 것을 억제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중지 소송을 내는 등 당선인이 나올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래도 금융시장은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에 베팅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40원 내린 1천125.19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원의 공화당 장악 가능성으로 예상보다 큰 규모의 경기부양을 기대하긴 어려워졌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검표 요구와 소송전 돌입으로 대통령 당선 최종 확정까지 불확실성도 높아 대규모 재정정책에 따른 미국채 금리 상승 압력은 낮아졌다"라면서 "다만 대선 결과 확인까지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 기대는 유효하며, 부양 규모가 감소할 수는 있지만 대선 이후 추가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부양 기대를 반영하며 급등했던 국채금리가 일부 되돌려지고 상승압력이 약화될 수는 있지만, 경기나 금리의 추세의 변화로 판단하긴 이르다"라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혼란을 근거로 추세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라며 "대통령과 하원은 민주당, 상원은 공화당 체제일 경우 견제는 심화되겠지만 추가 부양책 실행과 성장개선 방향 자체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국채 10년 1%대 반등 전망은 유지한다"라고 내다봤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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