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롯데그룹의 모태 회사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상장 계열사의 투자 부문이 합병된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출범 3년을 맞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지주 출범을 3주년을 맞아 '뉴롯데' 체질 개선에 대혁신을 예고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8월 '한여름 깜짝 인사' 이후 100일 넘은 현재 그룹 내부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선 신 회장이 최근 비정기 인사를 통해 인적 쇄신에 나선 배경은 그만큼 위기의식이 크다는 방증으로 해석한다.
실제 최근 몇 년간 롯데그룹은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인해 중국에서만 약 2조 원의 손실을 떠안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영권 분쟁은 그룹 전체를 흔들었다. 올해는 코로나19까지 겹쳤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의 매년 12월 초·중순께 이뤄지던 임원 인사가 올해는 한 달 정도 앞당긴 이달 안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귀국한 신 회장이 내부 임원 평가에 대해 검토한 후 조만간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지난 8월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롯데지주 황각규 부회장을 교체를 시작으로 내부 변화가 감지됐다. 그 자리에는 롯데하이마트 이동우 사장을 앉혔다. 동시에 롯데물산, 롯데렌탈 등 일부 계열사 대표도 교체했다. 실적 부진에 따른 쇄신 차원의 '원 포인트' 인사였다.
롯데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롯데지주도 빠르게 임직원 수를 줄여나갔다. 일부를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캐피칼 등 계열사로 인사 조처했다. 핵심 부서였던 경영전략실에서만 20여 명이 외부로 전출됐다. 그룹 내 M&A 선봉장 역할을 했던 롯데지주도 일단은 '방어적인' 역할에 치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극심한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묻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롯데쇼핑 총괄 임원에 외부 출신 인사를 처음 앉혔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회사 헤드쿼터(HQ) 기획전략본부장(상무)에 정경운 전 동아ST 경영기획실장을 선임했다. 이 자리는 백화점·e커머스·마트·슈퍼·롭스 등 5개 유통 사업부 경영 전략을 총괄하는 요직이다.
잇따른 인사 소식에 그룹 내부에서도 당황해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이 때문에 롯데쇼핑의 외부 인사 수혈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쇄신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감 더욱 실린다.
실제 이 같은 위기의식은 신 회장의 올해 발언에서도 잘 드러난다.
신 회장은 올 1월 열린 '2020년 상반기 LOTTE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현재 경제 상황은 과거 우리가 극복했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저성장이 뉴노멀이 된 지금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롯데그룹 하반기 VCM에서는 "올해는 2019년 대비 70~80% 수준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이며 '70% 경제'가 뉴노멀이 됐다"며 "이러한 ‘70% 경제’에서 살아남을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신 회장이 연말 그룹 임원 인사와 관련해 파격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지난 1월 신격호 총괄회장의 별세 이후 첫인사라는 점에서 '홀로서기' 박차를 가하는 종착지에 '사장단 인사'가 화룡점정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상 중인 연말 '독한 인사'의 서막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며 "인사 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길 때는 인적 쇄신으로 인한 내부 충격을 빠르게 완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기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관측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 회장이 진정한 '원리더'로 자리매김하면서 올해 인사에서 자기 뜻을 충분히 드러낼 것"이라며 "올해 롯데그룹 인사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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