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미국 제재 여파로 스마트폰 사업에 제동이 걸린 중국 화웨이가 결국 '알짜' 사업부인 중저가 스마트폰 사업을 매각한다.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중저가 스마트폰을 포기하는 대신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11일 외신 및 업계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저가 스마트폰 '아너' 사업부문을 중국의 정보기술 서비스 회사인 디지털차이나 그룹과 중국 선전시 정부 컨소시엄에 1천억 위안(약 16조8천억 원)에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중국 전자업체 TCL과 스마트폰 경쟁업체인 샤오미 등도 후보군으로 지목하고 있다. 아너의 매각은 이달 말에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화웨이는 브랜드, 연구개발(R&D), 부품공급망 관리를 포함한 아너의 자산 일체를 한꺼번에 매각하기로 할 것으로 보인다. 아너의 경영진과 8천 명가량의 인력도 모두 승계하는 조건이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아너'는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이은 판매량 기준 세계 2위 스마트폰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스마트폰 가격대는 1천~1천500위안(약 17만~25만 원)으로,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아너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화웨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5천170만여 대 중 26%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은 900억 위안(약 15조 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60억 위안(약 1조 원)인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제재 영향이 컸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5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 리스트'에 올리고 제재를 강화해 왔다. 올해는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를 사용한 부품을 화웨이에 판매할 때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해 화웨이가 핵심 반도체를 구매할 수 있는 길을 차단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반도체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가인 화웨이 브랜드 제품을 파는 게 낫다고 보고 '아너' 매각에 나선 듯 하다"며 "아너가 화웨이로부터 독립하면 더 이상 미국의 규제를 받지 않게 될 것으로 보여 매각이 성사되면 화웨이와 아너를 포함해 중국 통신업계, 부품업계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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