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월성1호기 경제성평가에 대해 감사원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검찰은 최근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등을 압수 수색한 바 있다. 관련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이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김 의원은 공개서한에서 “월성1호기 가동중지는 문재인정부 이전에 법원이 먼저 결정한 사안”이라며 “검찰의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과정 수사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정당성을 겨냥한 표적 수사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최근 검찰의 월성1호기 경제성평가에 대한 수사는 이례적”이라며 검찰수사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검찰은 조국 전 장관 가족의 표창장 하나로 온 세상을 뒤집어 놓았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 사건을 다룰 것”이라며 “수사를 중단하는 게 합리적인데 계속 수사하겠다면 월성1호기 수명연장과 관련된 사실관계부터 참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월성1호기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전인 2017년 2월 서울행정법원에서 이미 수명연장 취소 판결을 받아 가동이 중단될 운명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청와대가 월성1호기 폐로를 위해 경제성평가를 조작했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는 것이다.
당시 법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위한 핵심설비 교체에 대한 심의·의결과정에서 과장 전결로 처리함으로써 중대한 하자가 있어 운영변경허가는 효력이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법원은 월성1호기 운영변경허가 과정에서 평가 기준일 당시의 국내·외 최신기술기준(R-7)이 포함되지 않은 점 또한 문제로 지적했다. 월성원전과 같은 중수로형인 캐나다의 젠틸리 2호기의 경우 최신안전기준에 따라 수명연장을 위한 설비개선 비용이 약 4조 원으로 추산돼 결국 경제성 부족으로 폐로를 결정한 바 있다.
법원의 판단을 보면 월성1호기가 재가동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존에 투자된 5600억 원보다 훨씬 큰 비용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 자명하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법원의 판결로 입증된 사실을 애써 무시하고 마치 계속 운영할 수 있었던 원전을 ‘청와대의 무리한 정책추진으로 가동 중단됐다’고 호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월성원전의 안전성 문제 또한 가동중단의 주요한 이유였다는 게 김 의원의 분석이다. 김 의원은 “중수로는 구조상 경수로와 비교했을 때 지진에 훨씬 취약하다”며 “경주는 양산단층과 울산단층이 지나는 한반도에서 지진 위험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는 점을 짚었다.
경수로 대비 10배 이상 배출되는 삼중수소의 위험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2015년 월성 인근 거주 주민 40명에 대한 검사 결과 대상 주민 모두에게서 평균 대비 17배나 높은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며 “경제성평가에는 이러한 비용이 누락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15년 박근혜 정부는 당시 고리1호기가 1800억~2700억 원의 경제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폐로를 결정했다”며 경제성평가만이 원전 영구정지의 고려사항은 절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당시 평가된 고리1호기의 경제성은 월성1호기보다 높았음에도 안전기준 관련 경제성의 불확실함과 국민 신뢰, 폐로 기술 확보를 이유로 여야 합의로 영구정지가 결정된 바 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월성1호기는 안전기준과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문 정부의 행정행위 이전에 법원에서 재가동이 위법하다고 판시한 사안”이라며 “검찰은 2017년 법원의 판결문부터 꼼꼼하게 읽어 보기 바란다”고 전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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