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유튜브가 광고를 대폭 늘린다. 내년부턴 유튜브 모든 영상에 광고가 게재될 전망이다.
24일 IT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최근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에 포함되지 않은 채널의 동영상에도 광고를 게재할 수 있도록 서비스 약관을 개정했다.
개정 약관은 미국에서 곧바로 시행됐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해외에선 내년 중반부터 적용된다.
YPP란 유튜브 콘텐츠에 광고를 붙여 수익을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12개월 간 채널 공개 동영상 시간이 4천 시간 이상, 구독자 수가 1천명을 초과한 창작자에 한해 가입 가능하며 광고 수익은 유튜브와 창작자가 나눠 갖는다.
그동안 YPP 가입 기준을 미달하거나, 콘텐츠 수익화를 원하지 않는 창작자의 영상에는 광고가 붙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광고를 원하지 않는 중소 창작자의 동영상에도 광고가 붙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들 창작자는 YPP에 가입하지 않았으므로 광고 게재 수익은 받을 수 없다.
이번 약관 개정으로 유튜브 광고 매출이 급증할 전망이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에 따르면 2017~2019년 유튜브 광고 매출은 연 평균 35% 성장하며 알파벳의 성장을 견인했다. 올 3분기까지의 누적 광고 매출은 128억8천700만 달러(한화 약 13조3천36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알파벳이 역대 첫 매출 감소를 기록했을 때도 유튜브 광고 매출은 6% 성장했다. 구글 검색·광고 매출이 10%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3분기엔 유튜브 광고 매출이 32% 성장하며 알파벳도 깜짝 실적을 냈다.
그러나 이번 약관 변경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창작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모든 콘텐츠에 광고를 붙이고, 수익을 가져가는 건 일종의 플랫폼 갑질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구글은 최근 개발자·이용자와 소통없이 유료화를 강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내년부터 모든 디지털 콘텐츠 앱에 인앱 결제(IAP) 시스템을 의무 적용하고 30%의 수수료를 받기로 한 데 이어, '구글 포토'도 유료화해 통합 클라우드 서비스 '구글 원' 판매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유튜브 구독자 수가 352만명, 누적 조회수 5억6천838만의 애니메이션 전문 유튜버 '마스터미디어'는 자신의 트위터에 "당신이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작은 채널을 운영 중이라면 유튜브는 광고를 내보내고 수익금 100%를 챙길 것"이라며 "지금껏 내가 본 것중 가장 탐욕스러운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우주과학 칼럼니스트 에단 시겔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는 항상 일부러 유튜브 채널을 광고 없이 운영해왔다"며 "구글이 다시 생각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각에선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를 늘리려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광고 노출이 늘면 피로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광고 없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유료회원제에 잇따라 가입할 것이라는 것. 즉, 유튜브는 광고 수익을 늘리는 동시에 유료 회원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해외 게임 매체 게임리액터(Gamereactor)는 "개정 약관은 유튜브에게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겠지만 이용자에는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며 "더 많은 이용자가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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