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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사상 첫 CEO 전원 유임…최태원의 '신뢰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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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유정준 부회장 2명 탄생…계열사별 '파이낸셜 스토리' 만들기 주력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SK그룹의 연말 임원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 전원이 자리를 지켰다. SK그룹 임원인사에서 CEO 전원유임은 전례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현 경영진들에게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3일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관계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최종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가운데 사장 2명과 신규 임원 103명이 탄생했다.

SK그룹 계열사 CEO 전원은 자리를 지켰다.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이 SK E&S 공동대표를 맡게 된 것을 제외하면 새로운 CEO 선임도 없었다. SK그룹의 연말 임원인사에서 CEO 전원이 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태원 회장이 기존 경영진에게 무한 신뢰를 드러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최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고객·투자자·시장 등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를 대상으로 SK 각 회사의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해 총체적 가치를 높여 나가자는 경영전략이다. 새로운 CEO보다는 업의 본질을 파악하고 있는 현 경영진에게 이같은 임무를 맡긴 셈이다.

SK그룹 측은 이번 임원인사와 관련해 "각 회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이른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 연말 임원인사에서는 파이낸셜 스토리 추진 성과가 오롯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조대식 의장도 3연임에 성공하며 자리를 지켰다. 수펙스협의회 의장직 3연임은 조 의장이 최초다. 최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조 의장이 그룹 2인자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다.

조 의장과 최 회장은 1960년생 동갑내기로 고려대 동기 동창이다. 이에 따라 사석에서는 최 회장과 격의 없는 토론을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이번에 연임에 성공하면서 최 회장의 신임을 재확인시켰다.

최 회장의 총애를 받고 있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2014년 임원인사에서 SK C&C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지 6년만이다. 특히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하면서 그룹 ICT 계열사를 진두지휘하게 됐다.

박 부회장은 SK그룹 내에서 M&A(인수합병) 전문가로 통한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도시바 메모리, 인텔 낸드 등의 M&A 작업을 주도하며 최 회장의 신임을 쌓아왔다.

박 부회장의 승진과 함께 SK텔레콤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그룹 지주사인 SK㈜에게는 손자회사가 된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M&A에 나서려면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하는 제약을 받는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면 SK하이닉스는 이같은 제약에서 벗어나면서 M&A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박 부회장은 M&A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정준 SK E&S 사장의 부회장 승진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유 부회장의 승진은 SK그룹의 수소사업 진출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최근 SK㈜, SK이노베이션, SK E&S 등이 참여하는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 사업 추진단'을 신설했다. 수소사업추진단은 그룹 핵심 역량을 결집해 수소 사업 추진 전략을 실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유 부회장은 수소 사업에 참여하는 계열사를 아우르면서 관련 사업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임원인사와 함께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수펙스협의회에 변화를 준 것도 특징이다. 수펙스협의회는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만들었다. 이와 같은 변화를 통해 환경, 지배구조 등 ESG 문제를 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SK그룹은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의 세계적인 모범이 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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